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는 생쥐인 스니프와 스커리, 작은 인간인 헴과 허가 등장한다. 네 명의 작은 친구들은 치즈를 찾아 미로를 헤매던 어느 날 거대한 치즈창고를 발견하게 된다. 생쥐인 스니프와 스커리는 새로운 치즈창고를 계속 찾아 나서지만, 인간인 헴과 허는 편안함과 안락함에 길들여져서 나중에 치즈창고가 텅 비었는데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새로운 치즈를 찾아 떠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이 책은 바로 변화에 대한 태도와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전문건설사가 당면한 딜레마 중의 하나는 작은 인간인 헴과 허와 같이 안정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생쥐인 스니프와 스커리와 같이 변화를 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전문건설사는 안정을 택하기를 원할 것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편하고 익숙하며, 어느 정도의 수익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어떻게 보면 대부분의 전문건설사가 추구하는 안정이라는 것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벨트 위에서 뒤로 떨어지지 않고 단지 제자리만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전문건설사의 현상유지도 노력해야만 쟁취 가능하다.

그러나 건설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민 일상생활이 변화됨에 따라 건설정책·제도, 시장과 산업구조, 기술, 조직·인력도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산업과 시장의 관심사에 국한된 녹색혁명, 제4차 산업혁명보다 파급효과 및 속도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디지털 SOC 등 스마트X 시장 확대와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건설산업 디지털 전환과 산업 간 경계 허물기가 가속화될 것이며, 노후 건축물·SOC 증가로 인한 성능개선·유지관리 수요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의 녹색 전환 요구가 비약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경기하락 영향으로 공공부문의 투자여력은 점차 둔화되고, 민간기업의 투자 위축과 함께 주거용·비주거용 주택 투자도 감소해 건설경기 침체 영향이 심화 및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내년부터는 건설산업 업역 규제 폐지가 본격화됨에 따라 전문건설사는 살아남기 위해 종합건설사와 수주경쟁에 나서야 한다.

따라서 전문건설사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다음의 혁신활동이 요구된다. 첫째, 상품 개념을 종래의 단순 현장기술에서 시설물 구성요소의 종합생산기술로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고객 범위도 국내 종합건설사, 공공 발주기관에서 해외 고객과 최종 사용자까지로 확장해야 한다. 둘째, 정부·민간 연구기관 등 외부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개방형 기술 혁신을 통해 부족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극복해야 한다. 셋째, 시장 세분화와 평가를 통해 목표시장을 결정하고, 여기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확보해 상품 및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 넷째, 조직형태와 문화를 개선하고 조직 구성원에게 성장 기회를 지속 제공해 이들이 주도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치즈는 하룻밤에 사라진 것이 아니다. 작은 인간 헴과 허는 변화에 둔감했고, 맛까지 변해갔음에도 그것을 감지하지 못했다. 또한 편안함에 취해 현상유지를 추구했다. 전문건설사도 헴과 허와 같은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환경변화에 살아남기 위해 지속적 혁신을 통해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다면 언젠가 쇠퇴의 운명을 맞게 될 수밖에 없다. 전문건설사 혁신을 위한 노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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