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연 “여러 기업과 거래하거나 업력 짧으면 영업이익 감소현상 없어”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할 때도 하도급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런 현상은 건설업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우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2일 발간된 재정포럼 10월호에서 ‘대기업-중소기업 간 하도급 관계를 고려한 중소기업의 성과 실증분석 및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통해 대기업과 거래하는 하도급 중소기업의 성과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나이스신용정보 기업정보데이터(KISData)와 한국개발연구원(KDI) 2013∼2014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원청 대기업의 매출과 총자산 증가는 각각 하도급 중소기업의 매출과 총자산의 증가로 이어졌으나, 원청 대기업의 영업이익 증가는 하도급 중소기업 영업이익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청 대기업의 매출이 1조원 증가하면 하도급 중소기업 매출은 평균 약 3억원 늘었으며 원청 대기업의 총자산이 1조원 증가하면 하도급 중소기업 총자산은 평균 약 1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의 증가는 중소기업의 자산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청 대기업이 1조원 증가할 때 하도급 중소기업은 평균 1억원 줄었다.

단 하도급 중소기업이 10곳 넘는 원도급 기업과 거래하는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10곳 이하와 거래하는 경우에만 이런 현상을 보였다. 협상력이 높은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도 영업이익이 감소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장 연구위원은 설명했다.

또 업력이 10년을 초과한 중소기업에서는 이런 현상이 나타났으나, 10년 이하 업력의 중소기업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과의 거래 관계가 오래됐을 개연성이 높은 장기 업력 기업이 영업이익 감소를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건설업 하도급 중소기업에서 이런 현상이 뚜렷했다. 서비스업 중소기업은 대기업 재무성과 변화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장 연구위원은 “현재 하도급 관계에서는 적어도 중소기업 입장에서 대기업 또는 하도급 관계의 성과와 연동된 낙수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하도급 관계를 통한 중소기업의 성장에 대해 우려스러운 결과가 도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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