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34주년 특집 - 건설과 융합하는 주변산업들 : 로지스팟(주)
운송 품질 높여 적정비용 받아
올해는 200% 매출 성장 기록

건설현장 울타리 안에서의 변화는 느리지만 울타리 밖 연관산업에선 활발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플랫폼, IT 기술 등을 바탕으로 전통산업에 뛰어들어 성공가도를 달리는 청년 스타트업, 본업을 넘어 건설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인 글로벌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게 되겠어?’라는 물음표를 ‘이거 되겠네!’라는 느낌표로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편집자 주

현재 기업 간 운송시장(Middle Mile) 규모는 27조원으로, 급성장 중인 배달시장(Last Mile)이 6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덩치가 큰 산업이다. 하지만 운송사의 80%는 연매출 20억원 이하, 직원수 4명 이하로 구성된 작은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건설업만큼 4차 산업기술 도입이 더딘 화물운송 시장에 ‘디지털 통합운송 관리기업’을 목표로 창업한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 이 회사는 2016년 작은 운송사 인수를 시작으로 매년 100%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올해는 200% 성장,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 기업은 지난달 30일 물류의 날을 맞아 열린 제28회 한국물류대상 시상식에서 국토교통부 장관표창을 받은 로지스팟㈜이다. 

로지스팟의 최명아 CMO(최고마케팅책임자, <사진>)는 “기존에도 출발지와 도착지 정보로 화물차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운송플랫폼은 있었다. 로지스팟은 전문운영팀 직원들이 기업 화주의 요구사항을 검토해 적합한 차주를 매칭하는 과정을 거치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운송에는 중개인의 전문성이 꼭 필요하다는 기존 운송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사업모델이다.

그는 “디지털화라고 해서 한순간에 자동화되거나 모든 것을 컴퓨터가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면 안된다”며 “사람의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이를 어떻게 조화해 나가느냐가 성공적인 디지털화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로지스팟 직원의 절반 가까이는 전문운영팀에 속해 있다. 이들은 화주와 차주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와 불필요한 시간의 낭비를 막아주고, 자체 알고리즘을 활용해 단순오더는 자동 처리하는 등 중개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플랫폼과 사람의 전문성을 결합한 것이 로지스팟의 성공 비결인 셈이다.

운송업계는 건설업과 마찬가지로 최저가 입찰과 하도급 문제를 안고 있다. 로지스팟은 이 문제를 정석대로 풀어냈다. 운송품질을 올려 화주로부터 적정비용을 받아 차주와 합리적으로 분배했다.

최 CMO는 “공급이 아날로그 방식이라 고객기업의 물류업무 또한 낙후된 상황”이라며 “표준단가가 없고 운송데이터 축적이 안되는 상황에서 경험만으로 일을 진행하니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비용이 들쭉날쭉해 수요자·공급자 모두 불만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형 운송사들 역시 결국 영세업체에 하도급을 주니 품질 이슈는 비슷한 상황이었다.

로지스팟은 물류 프로세스를 통합하고 데이터를 관리해 서비스의 질을 개선했으며 이에 따른 비용은 최적화했다. 운송비용 자체를 줄인 것이 아님에도 새는 돈을 막아 원가절감 효과를 얻은 고객들도 있다고 한다. 가구회사 퍼시스는 상품 입·출고 업무를 체계화했고, 강관 제조사인 HISTELL은 반복업무를 50% 줄였으며, 농기계 제조사 LS엠트론은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 효과를 얻었다.몇몇 건설사와 가설재 업체, 조경업체 등 450개 이상의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끝으로 최명아 CMO는 “우리는 기존 운송사, 화물차주와 협력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운송시장을 나아지게 하겠다’는 창업 초기의 목표를 하나씩 실천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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