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구원, 효율 세계 최고 수준 20.7% 달성
빠르게 인쇄가능한 롤투롤 공정 기술도 개발

유연성과 효율이 뛰어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에너지융합소재연구단 서장원 단장팀이 유연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렴하고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미래 착용형 기기, 건물, 자동차 등으로 활용도를 넓히려면 유연한 형태의 태양전지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미국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 기록된 세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 효율은 모두 딱딱하고 두꺼운 유리기판으로 만들어진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효율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잘 휘어지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유리기판으로 만드는 딱딱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보다 효율이 낮아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논문에 보고된 효율은 20%를 넘지 못했다.

페로브스카이트를 유연하게 제작키 위해서는 잘 휘어지는 고분자 기판 위에 고온공정으로 만들어야 하지만 고온 제작은 아직 아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키 위해 연구팀은 낮은 온도로도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층 중에서 전자를 이동시키는 전자수송층을 신규 이중층 구조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작은 주석산화물(SnO2) 입자가 촘촘히 들어간 첫 번째 층을 구성하고, 그 위에 큰 주석 아연산화물(Zn2SnO4) 입자가 듬성듬성하게 있는 다공성 구조로 두 번째 층을 만들었다. 이런 다공성 구조체는 페로브스카이트 층에서 생성된 전자를 수송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전자수송층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올라가는데 이 전자수송층의 울퉁불퉁한 구조에 영향을 받아 페로브스카이트 층 속 결정이 크고 고르게 자랄 수 있다"며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의 결정이 크고 고를수록 전자가 잘 이동할 수 있어 태양전지의 효율이 높아진다. 결정이 작으면 결정 사이의 경계면 흠 때문에 전자가 잘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20.7% 효율을 달성했으며 20x20㎠의 대면적에서도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11월호에 게재됐다.(논문명:Record-Efficiency Flexible Perovskite Solar Cell and Module Enabled by a Porous-Planar Structure as an Electron Transport Layer)

이와 함께 연구팀은 핀란드의 연구소와 함께 유연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빠른 속도로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롤투롤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세계 처음으로 파일럿 스케일에서 구현했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공정시간 변수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비용매(삼차부틸알코올·tert-butyl alcohol)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롤투롤 공정을 개발, 세계 최초로 파일럿 스케일에서 구현했다.

비용매접촉법은 현재까지 전세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에 널리 이용돼 오고 있지만 비용매가 인체에 유해하고, 비용매 접촉 시간을 몇 초 단위로 세밀하게 조정해야 해서 롤투롤 공정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성과는 에너지 소재 분야 권위지인 ‘Nature Communications’ 10월호에 게재됐다. 논문명:ROll-to-roll gravure-printed flexible perovskite solar cells using eco-friendly antisolvent bathing with wide processing window.

연구책임자 서장원 단장은 “유연 태양전지의 세계최고효율은 무기박막 태양전지에서 20.8%(스위스 EMPA)의 효율을 보고하고 있어 이번 연구는 이에 비견될 만한 매우 우수한 결과”라면서 “유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렴하고 가벼우며 곡선에도 부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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