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철근콘크리트공사업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협상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철콘업계가 교섭창구 단일화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이미 창구단일화를 경험한 수도권 업계와 개별교섭만 진행해 온 타지역 업계는 각각의 고충을 안고 있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건설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철콘업체 70여곳으로 구성된 철콘서경인사용자연합회는 10일 소속업체 담당자들과 회의를 여는 등 내년도 단체교섭 방식에 대한 업계 의견수렴에 나선다.

지난해 수도권 업체들은 연합회에 교섭권을 위임하고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 과반수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전국건설노조와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교섭 자체는 비교적 원만히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민노가 현장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자신감이 커지면서 여타 노조와 일자리 다툼이 극심해졌고, 일자리 공급 ‘사업화’ 경향이 확대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지하작업팀을 지상작업으로 계속 고용하라는 요구까지 나오면서 주도권을 넘어 월권을 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창구단일화 회의론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연합회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창구단일화 제도가 소수노조의 교섭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어 내년 교섭에선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지 방향을 못정했다”며 개별교섭으로 돌아서는 방법까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10일 회의를 시작으로 교섭방식에 대한 소속 업체들의 의견을 청취해 나갈 계획이다. 또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근로자들의 위법행위에 대한 현황과 대응방안도 함께 논의한다.

한편,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철콘업체 20여곳으로 구성된 부울경 협의회는 창구단일화 절차를 염두에 두고 정식 법인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협의회는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고용노동부에 설립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를 검토하고 있으며, 연합회로 이름을 바꾸고 소속 업체들로부터 내년 단체협약 체결권을 위임받을 예정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부울경 지역에선 민노와 지난 9월 올해 임금협약을 체결하고도 소수노조와의 협상은 아직도 진행중”이라며 “6~7개 노조와 개별교섭을 진행하면서 피로도가 상당해 내년에는 창구단일화 진행을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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