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창 원장의 ‘계약·원가 관리 실무’ (87)

건설관리학에서 건설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관리돼야 하는 것이 공정표다. 공정표는 계획된 공정표(As Planed)와 실행된 공정표(As Built)로 크게 구분된다. 착공 시 작성되는 계획 공정표는 실제로 최적화된 공사 생산성을 위한 각 개별 공종의 기간과 선후행 관계를 정의하고 이를 종합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잘 작성된 예정공정표에 의해 공사를 이행하는 것은 실제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건설프로젝트는 많은 참여자의 이해관계가 개입돼 있다. 예산 배정의 불확실성, 자재의 조달 및 관리, 한정된 숙련공 확보 여부, 업체의 경영 내부적 사정, 법규 개정 등 건설프로젝트에 관여하는 많은 환경과 조건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태계처럼 계속해서 변화를 일으키고 이러한 변화는 공사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 노출된 실무자에게 계획된 공정표대로 이행된다는 기대는 실제로 의미 없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공정표는 건설관리학에서는 매우 중요한 생산성 관리의 수단이 되며 지표가 된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와 같이 건설클레임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계획 공정표와 실행 공정표를 비교하면 어떠한 공종과 기간에, 어떠한 사유로 인해 며칠이 지연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계획과 실행의 비교를 확인하면 그 귀책을 명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공정분석을 위한 툴은 종류가 많다. 대표적으로 오라클에서 제공하는 P6는 상업적인 수많은 프로젝트를 다루기에 적합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P6의 사용은 높은 소프트웨어의 가격과 현장에서 굳이 필요 없는 기능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별도의 교육과정이 없이는 스스로 프로그램의 사용법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실제 사용되는 현장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는 엑셀로 작성해 제출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워드프로세서 등으로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작성된 공정표는 선후행관계 등의 정보가 명확하게 표기되지 않아 분쟁을 야기하고 입증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대안적으로 MS Project나 수많은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어플 등을 사용해 공종 간 기간과 선후행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해둘 필요가 있다. 공정표 작성 시에 시공 기술적 해석을 기반으로 작성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국산업융합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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