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보건정책의 강화로 인해 경제 활동이 위축되고 있어 중소기업 사장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조사를 보면 수출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경기는 다소 회복되고 있으나 영업이익이나 자금사정 등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으로 고민 많은 연말연시이다.

국내외 다양한 기관들이 2021년 세계 경제는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둔화되면서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2021년 중반까지 코로나 백신은 다수의 국가에서 원활히 공급되지 않으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활력 제고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각국의 적극적 정책은 경기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미·중 갈등의 장기화, 가계 및 기업의 부채 급증과 취약계층 부실화가 성장을 제약할 위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에 경기의 V자나 L자로의 회복이 자주 언급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K자형 회복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일부 기업은 회복기에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제 전체의 회복을 견인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더 큰 침체에 빠져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적은 이윤으로 생존조차 힘들 수 있다는 점을 ‘K’란 글자 모양이 의미하고 있다. 이는 회복에 따른 양극화의 심화를 의미한다.

중소기업들은 빠른 회복을 위해 어떻게 전략을 수립해야 할지에 대한 해답을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에서 찾아보기로 하자. 2021년 중기부 기술개발사업의 경우 1조7229억원으로 2020년 대비 2395억원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이다.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미래 신산업 분야, 소재·부품·장비 분야 등 미래 유망 전략분야에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소기업정책 3개년 계획에서는 중소·벤처·소상공인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해 ‘K-비대면 글로벌 혁신벤처100’,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K-유니콘’ 등 3대 핵심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들은 중소기업의 빠른 경기회복과 성장을 위해서는 디지털화, 비대면화, AI·데이터 기반 제조 시스템, 그린 뉴딜이 핵심 키워드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필자가 만나본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키워드에 대응하기 위한 계획이나 전략이 부족해 보였다.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을 신청했고, 대기업 등의 컨설팅 도움을 받아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고 다양한 IT기술을 활용해 자재관리, 생산, 검수, 포장, 재고관리, 배송 등의 공정을 혁신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중소기업은 자사의 디지털화에 대한 총체적 계획이나 목표 없이 정부가 지원해주기에 추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업 나름의 청사진이 없기에 디지털화의 고도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그린 뉴딜도 유사한 상황이다. 그린 뉴딜이 기업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인식보다는 정부의 지원에만 의존해 부담을 해소하거나 회피하려는 자세를 보인다.

정부지원만으로 K자형 회복국면에 빠른 성장을 실현하기 어렵다. 중소기업 스스로 비전을 만들고 실천 전략을 적극 수립해야만 회복과 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 디지털, 그린 뉴딜, 비대면, 소부장, 인공지능 등에 대한 고민이 내년 중소기업 CEO의 비전과 전략 속에 충분히 담겨 있길 희망한다. 변화를 안다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변화를 통해 이루어질 것들을 상상하고 그것의 실현을 모색하는 것이 오늘날 요구되는 CEO의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들은 내수부진, 인건비 상승, 업체 간 과당 경쟁 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의 시장 자체가 성장하거나 중소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지 못한다면 어려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중소기업 스스로 인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AI·데이터 기반의 제조혁신 등 중소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해 인공지능 제조 플랫폼을 신설하고, 5G+인공지능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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