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너지총회 ‘트릴레마 지수’에서 작년에 이어 하위권
“환경 지속가능성 부문 성과 낮은 국가로 꼽혀”

한국이 올해 ‘에너지 건전성’ 평가에서 지난해에 이어 선진국 진영 가운데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에너지총회(WEC)가 최근 발표한 국가별 ‘에너지 트릴레마 지수(Energy Trilemma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30위에 머물렀다.

한국 점수는 지난해 71.7점(만점 100점)에서 올해 73.4점으로 소폭 상승해 조사 대상 128개국 가운데 전년 대비 6계단 상승한 3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선진국 대열이라 할 수 있는 OECD 회원국 순위는 작년의 31위보다 한 계단 오르는 데 그쳤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종합점수가 한국보다 낮은 국가들은 콜롬비아, 칠레, 이스라엘, 그리스, 폴란드, 멕시코 등 7개국뿐이었다.

에너지 트릴레마 지수는 WEC가 매년 세계 각국 에너지 시스템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 가능성을 의미하는 ‘에너지 안보(30%)’, 에너지 가격 및 접근성 측면의 ‘에너지 형평성(30%)’, 환경 피해·기후변화 회피 노력을 평가하는 ‘환경 지속가능성(30%)’, ‘국가고유특성(10%)’ 등 4개 지표를 점수화해 산출한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형평성 부문에서는 지난해 97점(16위)에서 올해 97.1점 (A등급, 11위)을 받아 순위가 상승했다.

환경 지속가능성은 지난해 59점(80위)에서 60.5점(C등급, 66위)을 받아 순위가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C등급으로 하위권을 유지했다. 에너지 안보 부문에선 작년 58점(45위)에서 올해 64.3점(B등급, 45위)을 받았으나 순위는 같았다.

종합점수 상위 10개국에는 전반적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활발히 에너지 정책을 펴고 있는 OECD 국가들이 랭크됐다. 최상위권에는 84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가 각각 1위부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WEC는 이번 보고서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를 내뿜는 G20 국가 중 ‘환경 지속가능성’ 부문에서 낮은 성과를 보이는 국가로 한국, 일본, 러시아 3개국을 꼽았다.

한국과 러시아는 재생에너지 비용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음에도 지난 10년간 화석연료의 재생에너지 전환에 거의 진전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 중심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이를 재생에너지 대신 화력발전으로 대체했다는 점에서 ‘환경 지속가능성’ 성과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WEC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최근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어 향후 환경 지속성 측면의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우리 정부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4년까지 노후 석탄발전소 30기를 폐지하고, 이 중 24기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대체하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4배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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