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칼럼] 국토부 장관 첫 숙제는 ‘정책 신뢰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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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칼럼] 국토부 장관 첫 숙제는 ‘정책 신뢰 회복’
  • 최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 승인 2021.01.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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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不信). 부동산시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지난달 22일 정부는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내년에 전국 46만 가구, 서울 8만3000가구가 공급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직접 수치를 언급하며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부의 경제수장이 강조한 만큼 국토교통부 담당부서에 세부내용을 요청했다.

당초 자료 협조를 약속했던 담당자는 수차례 요구에도 불구하고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내년 서울 입주물량 8만3000가구 중 아파트는 4만1000가구다. 민간 조사업체인 부동산114가 집계한 내년 입주물량 2만8853가구와 큰 차이를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제시한 입주물량에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는 내용을 기사로 지적했다. 국토부는 기사가 나간 지난달 23일 설명자료를 내고 “적절하게 추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자료에도 세부내용은 없었다.

정부의 ‘말 바꾸기’ 사례는 이외에도 차고 넘친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재임기간 동안 “주택공급량이 충분하다”는 주장을 수차례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공급대책을 내놨다. ‘5?6 대책’과 ‘8?4 대책’을 통해 각각 7만 가구, 13만2000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11?19 전세대책’도 11만40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 공급대책이었다. 올해에만 30만 가구가 넘는 물량공세를 폈지만 집값은 꺾이지 않았다. 주택수요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택통계도 ‘불신의 장(場)’이다.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통계가 실제 부동산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을 통계청도 인정한 사실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부동산원 통계를 고집했다. 김현미 전 장관이 부동산원 수치를 근거로 “이번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고 주장해 여론이 들끓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서울 아파트 6만3000가구 시세를 분석해 “14%가 아니라 58% 올랐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통계를 근거로 수립한 정책이 시장에 통할 수 없다”는 지적에 힘이 실렸다.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추진 중인 ‘3기 신도시’도 살얼음판이다. 정부는 서울 주택 수요 분산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 ‘선(先) 교통 후(後) 입주’를 제시했다. 입주민들이 쉽게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도록 입주시점에 맞춰 지하철 등 광역교통망을 개통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의 경우 2018년 12월 ‘착공식’을 한 뒤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공정률이 5% 수준이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GTX-A노선의 북한산 국립공원 지하 터널 관통과 관련해 국립공원관리공단과의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개통 시점이 당초 목표인 2023년을 훌쩍 넘어 2025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광역교통사업들도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3기 신도시의 ‘선 교통 후 입주’는 신기루에 그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토부에 새로운 수장이 부임했다. 변창흠 신임 장관은 인사청문회 전부터 ‘구의역 사고 망언’, ‘임대주택 입주자 비하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르며 신뢰에 금이 갔다. 그가 제시한 ‘공공자가주택’은 주택시장의 흐름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그가 국토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전임 장관이 24번이나 남발한 주택정책을 수습할 수 있을까. 2021년 새해에도 주택시장이 불신 가득한 ‘불장’이 되진 않을지 두려움이 앞선다.

[최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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