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에 시범 운영…비용은 조립식 병동의 20% 수준
상용화 추진…“8개 중환자 병상 4주 안에 납품”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이동형 음압병동을 개발했다. 중증 환자 수 급증에 따른 음압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서울 노원구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이동형 음압병동’(Mobile Clinic Module·MCM)의 시범 운영<사진>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산업디자인학과 남택진 교수팀이 개발한 이동형 음압병동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로, 신속하게 변형·개조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로 15m·세로 30m, 450㎡ 규모 내부에 중환자 케어용 전실, 4개의 음압 병실, 간호스테이션, 탈의실, 의료장비 보관실, 의료진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음압기·양압기·컴프레셔 등으로 이뤄진 기둥 역할을 하는 음압 프레임이 양방향으로 압력을 조절해 전실과 병실 에어 텐트 공간을 만들고 음압화하는 원리다.

벽체에는 기능 패널을 설치해 중환자 치료를 위한 글러브 등 의료 설비를 구축했다.

전실과 병실로 된 기본 모듈 하나를 조립하는 데 15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6∼8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실 모듈을 설치할 경우 시제품 제작부터 이송, 납품까지 최대 4주 안에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한국원자력의학원에 4개의 중환자 병상을 갖춘 병동을 설치하고 오는 15일까지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동형 음압병동은 조립식 음압병동 건축물과 달리 전염병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활용할 수 있고, 제작 비용도 20% 수준에 불과하다. 컨테이너·텐트 등으로 지어진 기존 이동형 병실과 달리 단순한 임시 격리 공간이 아닌 중환자를 치료하는 전문 의료 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기존 중환자 병상을 음압 병상으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으며 조립식 병동과 달리 부피와 무게를 70% 이상 줄일 수 있어, 비축해 놨다가 감염병 유행 때 도입해 설치할 수 있다. 모듈화된 패키지를 항공으로 운송할 수 있어 병동 전체를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지난해 7월부터 한국형 방역패키지 기술 개발 사업의 하나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의료진과 공동으로 이동형 감염병원 표준 운영 절차(SOP)를 개발, 이동형 음압병동을 처음 운영하는 의료진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남택진 교수는 “시범운영 기간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성과 안정성, 만족도 등을 임상 검증한 뒤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