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일당, 전 산업 중 최고 수준
근로일수는 월 12.7일 중간 그쳐   
업계 “정부, 임금정책 재고해야” 

‘일용근로자의 일당’에 초점이 맞춰진 정부의 건설근로자 임금 정책에 대한 전문건설업계의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현장의 숙제인 청년층 기피와 고령화를 해소하는데 현재의 적정임금제 논의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위원장과 국토교통위원회 김교흥 의원은 적정임금제 도입을 위한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과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두 법의 개정안 모두 ‘현장에서 근무하는 건설근로자’에게 적정한 임금지급 노력을 하도록 했다. 일용근로자의 임금을 인상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업계에선 임금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임금 자체가 아닌 근로일수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평균 일당이 이미 전 산업 대비 최고 수준인데 반해 근로일수와 근로시간은 중간 이하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산업/규모별 임금 및 근로시간(누계)’ 자료를 보면, 건설업 임시일용임금총액은 216만4951원으로 17개 산업 일용직 중 가장 많았다. 반면 건설 일용직의 근로일수는 12.7일로 조사돼 4번째로 짧았다.

평균 일당이 17만원 이상인 상황에서 임금을 추가적으로 인상할 명분이 없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오히려 근무일수가 늘어날 수 있게 공사물량을 확대하거나 적정 공기를 보장하는 방식으로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게 더 실효성 있다는 설명이다. 날씨 영향이나 불규칙한 수주 등 숙제를 먼저 풀자는 것이다.

아울러, 건설 관련 임금에 대한 손질은 일용직이 아닌 전문건설사 기능직·상용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전문건설사 임원은 “20여년 전 전문건설에 취업할 때 타 산업 또는 아르바이트 임금보다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최근 신입직원 초봉을 따져보면 그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했다.

이 점도 ‘2020년 고용노동통계연감’에서 수치로 확인된다. 기능직 중 건설및채굴 분야 근로자 월급여액은 9개 직종 중 다섯 번째로 중간 수준이었다. 반면, 건설및광업의 단순노무종사자가 6개 직종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중소건설사가 청년층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현장근로자 임금으로 큰 부담을 지고 있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적정임금 논의는 건설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처방으로 볼 수 없다”며 “일용직 임금 올리면서 청년층의 건설업 유인 효과를 기대한다면 청년들에게 일용직 취업을 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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