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별내·진접선 연장 제동…“위탁운영 노선도 중단 검토”

서울시가 앞으로 도시·광역철도의 시외 연장을 직접 철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신규 노선은 경기·인천에서 쉽게 갈아탈 수 있는 구조로만 만든다. 직결 운행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도시철도 연장 및 광역철도 추진 원칙’을 9일 발표했다.

시는 그동안 서울교통공사가 시내 본선뿐만 아니라 7호선 부평구청(인천) 연장, 5호선 하남(경기) 연장 등 시외 노선까지 운영하면서, 심각한 재정 적자와 각 지방자치단체의 미온적인 책임 분담, 추가적인 직결 연장 요구로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시와 공사는 연장 노선의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시설물 개선 비용을 각 지자체에 요청했으나, 해당 지자체의 재정 여건과 비협조로 개선이 일부에 그쳐 시내 본선 구간 운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새로운 노선이 연계되면 그만큼 열차를 더 투입해야 하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충분한 열차를 투입하지 못해 지하철 혼잡도가 높아지는 등 이용객 불편으로 이어졌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시는 앞으로 서울 시계 외 노선은 ‘직결 연장’이 아닌 ‘평면 환승’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평면 환승은 철도를 갈아탈 때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필요 없이 곧바로 맞은편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되는 구조를 말한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5호선 하남선, 7호선 연장선(인천·경기북부), 8호선 별내선, 4호선 진접선 등의 노선 연장은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다.

아울러 시는 향후 ‘평면 환승’을 추진할 경우에도 △안전 운행을 위한 사전 필수 시설 및 시스템 구축 △해당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재정 부담 및 책임 강화를 요구하기로 했다. 연장 구간은 관할 지자체에서 책임지고 운영하게 한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앞으로 시내 노선 운영에만 집중하고, 현재 위탁운영 중인 시외 노선도 계약기간이 끝나면 엄격히 심사해 위탁운영 중단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공사가 수년간 만성적인 적자 상태를 이어오면서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약 1조 954억원에 달했고, 올 연말에는 약 1조5991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특히 무임수송으로 인한 손실이 작년에만 2767억에 달하는데도 중앙정부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재정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황보연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민의 이동 편리성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교통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연장 직결보다 운영상의 장점이 입증된 평면 환승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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