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리포트] 낡은 철도교, 기후변화 대비 손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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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리포트] 낡은 철도교, 기후변화 대비 손볼 때
  • 서동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승인 2021.02.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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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 9월 제물포~노량진 간 33km 개통부터 출발한 철도역사가 120년을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철도 교량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가철도공단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설치된 지 30년이 넘은 철도교는 전체 3401곳 중 1293곳(38%)에 달한다. 김희국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국내 교량과 터널 등 철도시설물 4265개 중 40년 이상된 시설물이 전체의 28.5%(1217개)로 노후화가 심각하다”면서 “50년 이상된 교량만 784개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상청은 지난해 이상기후 발생 원인과 분야별 피해 현황 등을 담은 ‘2020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장마 기간은 중부지방 54일, 제주도 49일로 1973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길었다. 8∼9월 들어서는 제5호 ‘장미’, 8호 ‘바비’, 9호 ‘마이삭’, 10호 ‘하이선’ 등 태풍 4개가 연달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2020년은 이상기온, 긴 장마, 연이은 태풍 등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있었던 한 해였다”며 “이번 보고서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8월 한반도를 덮친 집중호우로 충북선, 영동선, 태백선 등의 일부 구간이 토사 유입과 선로 유실로 장기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도로와 달리 우회로가 없는 철도는 재난발생 시 긴급 복구가 유일한 대안이다. 일반적으로 철도 교량 복구업체들은 5∼20m짜리 가교를 길이별로 보관하고 있다가 긴급상황 시 현장에 투입한다. 하지만 길이에 딱 맞는 가교를 모두 보유하기가 쉽지 않고, 25m 이상 장경간 철도교의 경우 수송 문제로 현장에서 만들어 설치하다 보니 복구에만 수개월이 걸린다. 특히 노후 철도교는 폭이 좁아 일반 거더 방식으론 복선 공사가 어려운 실정이다.

집중호우로 철도 교량이 파손되거나 노후 철도교 교체 시 블록 조립하듯 이어 붙여서 가교(가설교량)를 만드는 기술을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철도 교량분야 강소기업인 ㈜코벡이 공동 개발했다. 이 기술은 철도교량의 상판 틀인 거더의 단면 최적화로 기존 가교 거더의 비효율성을 개선했다. 철도교의 단면 최적화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철도 구조물 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설계요소 중 하나다.

기존 I자 형태의 무겁고 폭이 넓은 수직형 거더 대신 모서리가 꺾인 단면의 굴절형 U타입으로 무게와 폭(6m→4.25m)을 대폭 개선했다. 20m 미만의 단경간 일색인 가교를 대체할 장경간 철도교 거더는 모듈형 분절방식으로 해결했다. 새 기술은 25m 거더를 하나로 만드는 대신 5개 블록(2.5m 2개, 3.5m 2개, 12m 1개)으로 쪼개서 제작했다. 분절형 거더는 현장 이동과 설치가 쉬워 운송·가설비용을 아낄 수 있다. 다양한 블록 조합으로 여러가지 길이의 가교로 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접합부는 시공이 쉽게 볼트로 조립한 후 도장하고, 해체 후 재활용 시에는 간단한 피로도 테스트로 안전문제를 해결한다.

철도교를 포함한 시설물의 급격한 노후화 및 이상기후 등에 따른 직·간접적 시설물 피해 증가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노후 철도교의 신속한 개량 및 복구 기술 확보로 시설물 안전관리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 될 것이다.

[서동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dwseo@kic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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