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인격이라는 게 있고, 국가는 국격이라는 게 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어떤 가치를 좇고, 그 구성원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 그 ‘격’이라는 것이 드러나기 마련이다.건설산업의 경우 원·하도급 생산체계가 뚜렷한 만큼 ‘협력’과 ‘상생’이라는 가치가 매우 강조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협력과 상생을 잊은 원도급사들의 모습은 여전히 만연하다.

한 하도급 분쟁 조정회의 때의 일이다. 원도급사와 하도급사의 의견 조율을 위해 모인 자리다. 그런데 원도급사의 직원이 하도급사 직원의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이다.

이내 원도급사 직원은 하도급사 직원에게 자세를 고치라고 지적을 시작했다. 하도급사 직원이 탁자에 신발과 양말을 다 벗은 맨발이라도 올려놓고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협의를 진행하기라도 한 것일까. 

원도급사 직원이 지적한 것은 하도급사 직원의 협의 태도가 아니라, 단지 원도급사 직원 앞에서 다리를 꼬았다는 이유가 전부였다. 일례지만 이렇듯 하도급사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원도급사를 볼 때면 저급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분쟁 조정을 하면서 다리를 꼬는 것조차 불편할 정도라면 실제 현장에서는 얼마나 갑의 태도를 보일지도 눈에 뻔하다. 거창하게 협력과 상생까지 바라진 않아도 최소한 격 떨어지는 권위의식은 이제 버릴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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