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여행 수요가 늘면서 도소매업은 호황을 보였지만, 조업일수 감소로 제조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두 달 연속 제자리 걸음을 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체 산업의 BSI는 7월과 같은 87을 기록해 두 달 연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BSI는 기업가의 현재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수치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다. 지수가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인데,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전 산업BSI가 100을 넘은 적은 한 번도 없다.

8월에는 제조업 기업은 업황 경기가 나빠졌다고 봤지만, 비제조업은 경기가 개선됐다고 봤다. 제조업의 업황BSI는 95로, 전달 대비 2포인트(p) 하락한 반면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81로 전달 보다 2p 올랐다.

제조업 체감경기가 부진한 데는 여름 휴가철 조업일 수 감소 등의 영향이 컸다.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기타 기계·장비가 10p 하락했고, 완성차 업체 조업 감소로 자동차가 8p 낮아졌다. 전자부품 수요가 둔화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3p 하락했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제조업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여름 휴가철 완성차 업체의 조업 일수 감소로 자동차 업계가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비제조업은 토목설계·감리수주 감소로 전문·과학·기술(4p) 등이 하락했으나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가 9p 늘고, 골프장 이용객 증가로 예술·스포츠·여가(7p), 식료품, 여행용품 수요 증가로 도소매업(5p) 상승하면서 전월 보다 2p 높아졌다.

김 팀장은 “비제조업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 평년대비 적은 강수량,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승했다”며 “도소매업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가정 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식료품 소비가 늘었고, 여름 휴가철이 오면서 여행용품 소비가 늘고 주요소 및 휴게소 매출이 늘면서 도소매업이 전체적으로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106으로 1p 하락하고, 중소기업은 82로 3p 하락했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은 109로 전월과 같았고 내수기업 86으로 3p 하락하는 등 체감 경기가 나빠졌다.

기업의 체감 경기에 소비자동향지수(CSI)을 반영한 ESI는 1.4p 오른 105.3을 기록했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를 보여주는 지수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과거 평균보다 경기가 나아졌다는 평가로 해석된다.

김 팀장은 “8월은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많이 받아 제조업의 체감 경기가 나빴다”며 “앞으로 백신접종 증가와 코로나19에 대한 학습 효과 등이 이어지면서 심리지수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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