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과 폭염을 몰고 오는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올해도 이상기후로 크고 작은 애로사항이 발생했다.

전문건설업체인 A사는 국지성 호우와 장마로 공사를 위해 설치해 둔 가설 도로가 유실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추후 비용보전을 해줄 테니 서둘러 복구해 공사 일정을 맞추라는 원청 지시에 따라 비용을 들여 우선 보수했다.

또 다른 전문업체인 B사는 폭염과 장마 기간 동안 총 20여 일가량을 일하지 못해 공사기간이 지연됐다. 계약예규에 태풍·홍수 등 불가항력 사유로 인한 공기 연장을 인정하는 내용이 마련돼 있어 여기에 기초해 대응할 전망이다. 공공공사에 참여한 C사는 더위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라는 발주기관과 원도급업체 지시에 따라 휴게시간을 예년보다 대폭 늘려 현장을 운영했다.

이처럼 올해도 기후로 인한 업체들의 크고 작은 부담이 발생했다. 대부분 직접시공을 하는 전문업체에서 선 부담을 하는 방식으로 일단락됐다.

이제 남은 숙제는 들인 비용을 보전받는 것이다. 하지만 취재현장에서 만난 업체들은 하나같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입을 모았다.

만약 보상이 이뤄지더라도 긴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고, 일부만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일단락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 최악의 경우 부담을 그대로 업체가 지고 가야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상기후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이와 같은 업체 부담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보존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부족해 전문업체인 하도급사들의 피해가 매번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공공공사의 경우 정부 계약예규 등에 따라 느려도 보상이 이뤄지지만 민간은 발주자와 원도급업체가 나서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이상기후는 이제 더 이상 특별 게스트가 아닌 단골손님이 됐다. 그런 만큼 여기에 따른 하도급업체들의 보호 방안 마련도 보강돼야 한다. 정부에서는 이제 매년 선심 쓰듯 내놓는 임시 처방전이 아닌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내년에는 하도급업체들이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여름철을 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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