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금리·전세시장 불안에 매매·전세 하락 압력
전세가 2년 전보다 상당폭 하락…역전세난 우려

한국은행이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역전세난을 우려했다.

한은은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주택시장은 정부 규제 완화에 힘입어 매매 및 전세가격 하락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높은 금리 수준과 전세시장 불안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세가는 2년 전과 비교해 상당폭의 하락 수준을 보이고 있어 역전세난 우려가 높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6000가구)에서 지난 4월 8.3%(16만3000가구)로 크게 증가했다고 봤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5.9%(51만7000가구)에서 52.4%(102만6000가구)로 늘었다. 깡통전세는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 역전세는 전세시세가 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한은은 “대출 연체율 상승으로 금융부문 리스크가 증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지속적으로 주택시장 동향, 취약차주 상황 등을 모니터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부진이 지속되면서 비은행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부실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은 특성상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가 높다. 한은에 따르면 비은행권 금융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위험노출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출 91조2000억원, 채무보증 24조3000억원 등 총 115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2017년 말보다 2.6배 늘었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PF대출의 상당 부분이 상업·업무용 및 아파트 제외 주거용 부동산 개발에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 부진이 연체규모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면서 “코로나19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자영업자 대출의 상당 부분이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어 향후 부동산시장 부진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은은 SVB(실리콘밸리은행)사태 이후 금융기관의 금리 리스크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도 금융 부문의 위험 요소로 봤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금융기관들의 경우 SVB와는 사업모델이 상이해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향후 고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되는 경우 발생 가능한 잠재 리스크 요인들을 폭넓게 점검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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