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송 사장 취임 후 골프금지령 등 혁신고삐 바짝   임직원들 휴일에도 근무? 조직 통합 후 출발 좋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통합한한국토지주택공사(LH:Land & Housing)가 11월 1일로 출범 한 달을 맞았다. 통합논의가 시작된 지 무려 15년 만이다. 그동안 정부도 4번이나 바뀌었다. 김영삼 정부때 통합 목소리가 처음 나온 이후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쳐 이명박 정부에서 결실을 맺었다. 그만큼 우여곡절도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그동안 토공과 주공은 국민들로부터 ‘땅장사’ ‘ 집장사’한다는 손가락질을 받았다. 신(神)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이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국민들이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이다.

이런 LH호를 이끌 선장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관계가 있는 현대건설 사장 출신인이지송 전 경북대총장이 임명됐다. 보통 공기업 사장에는 정치인이나 관료 출신들이 내려온다. 거의가 그랬다. 국토해양부 산하공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 사장도 낙하산이라고 하면 낙하산이라 할 수 있다. 우선출신이 그렇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임을 부인할 수 없어서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 보는 이들도 많다.일단 LH출범은 현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에 따른 공기업 개혁의 일환으로진행된 사안이다. 현 정권 창출의 논공행상을 따지자면 이 사장 말고도 많을 게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을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그가 현대건설에 있으면서 보여준 경영능력을 높이 샀다는 후문이다. 그는 주인을 잃고 방황하던 현대건설을 제자리에 다시 올려놓은 경영인으로 평가받고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의 어깨에 거대 공기업 개혁이라는 짐이 지어졌다.

일단 이 사장의 출발은 성공적이다. 임직원들이 통합에 따른 불안감으로 동요할 수있는데도 특유의 카리스마로 7000여명의임직원을 별다른 불협화음 없이 잘 이끌어가고 있다.

개혁의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는 현장 경영으로 임직원들의 의식구조를 개조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과거 안일하고 게으르고 책임지지 않는 공기업의 특성을 깨부수는 일이다. 추석 연휴 때 운전사만 대동하고 보금자리주택 시범단지 4곳을 둘러봤다. 강남 세곡지구는 세바퀴나 돌며 꼼꼼히 살폈다. 그 후에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현장을 챙기고 있다. 토요일 일요일도 없다. 체력이 어디서 나오는지가 궁금할 정도다. 그러자 한 달 만에 직원들이 슬슬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ㆍ일요일에 출근하는 직원이 생긴 것이다. 모가그런 건 아니지만 스스로 알아서 처신하고있다. 이 사장의 갑작스런 방문에 대비하는목적도 있을 것이다.

사실 공기업 직원이 휴일에 일한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건설인 여러분들도 그럴 것이다. 언제나 상전이던 ‘높으신 분’ 들이 휴일날 일하다니 정말 변화를 실감할 것이다.

골프금지령도 같은 취지다. 골프접대를 받다가 발각되면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건엄포가 아니다. 본인도 골프를 끊었다. 친구들과의 정기적인 골프모임도 끊었다. 골프 접대하느라 마음고생 심했던 건설인 여러분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로비길이 차단됐다고 생각하지 마시라. LH의 변화에한번 동참하는 것도 괜찮지 싶다.

이 사장은 욕심이 없다. 정부가 이 사장을 LH초대사장으로 공식 임명 발표한 다음날 밤 그를 자택에서 만났다. 한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LH를 그에게 맡긴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그도 국민과국가를 위해 마지막 봉사를 하는 마음으로일할 것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사령관한 명이 모든 부대원을 바꿀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런 조그만 파도가 모여언제 쓰나미로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거의 틀을 깨고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LH의 변화를 한번 지켜보자. 잘 되면 모든 공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