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격언 - ▲비기너의 큰 결점은 좋아하는 샷만을 연습하고 싫어하는 샷을 연습하지 않는데 있다. - 버너드 다윈(골프 평론가)


골프는 인생보다 더 인생다운 인생의 축도라고 한다. 골프를 뜯어보면 모든것이 인생과 비유되지 않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위기에 처했을 때 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어떻게 그리도 인생과 닮았는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위기가 없는 골프는 상상할 수 없다. 골프채를 놓지 않는 한 결코 OB나 해저드, 러프, 벙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실수 없이 정확한 샷을 날리는 골퍼라 해도 이들 골프의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

골프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을 등에 지고 벌이는 게임이다. 문제는 이 폭발물이 OB나 해저드, 러프, 벙커 같은 위기를 맞았을 때 폭발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게임이 잘 풀려 휘파람이 절로 나오는 상황에서도 종종 터져 골퍼가 자만에 빠져 겸허함을 망각하는 것을 경고하기도 하지만 위기에 빠졌을 때 폭발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위기상황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무모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소심하지도 않는 최선의 길을 찾아 위기를 벗어날 때 폭발물의 시계바늘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상황을 수용하지 않고 위기가 없었던 것처럼 상황을 뒤집어놓으려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폭발물의 시계바늘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위기상황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위기를 단숨에 만회하려는 욕심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욕심을 채우려는 시도가 실패했을 때는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분노에 휩싸여 남은 게임을 모두 망치게 된다.

가령 OB가 났다고 가정하자. OB가 난뒤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다면 규정타수보다 2타를 더 치게 돼있다. 그런데 많은 골퍼들이 이 2타를 달게 받아들이지않고 더 줄이려고 덤벼들다가 더 많은타수를 잃는 실수를 되풀이한다.

볼이 러프나 벙커에 들어갔을 때도 거리상으로는 얼마든지 그린을 노릴 수있다 해도 정상적인 샷을 날릴 수 없기때문에 매우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온 그린을 시도할 것인지, 아니면 긴 풀에 채가 감길 위험이있어 안전지역으로 일단 볼을 쳐낸 뒤 그 다음 샷을 핀에 붙이는 전략을 택할것인지 냉정하게 심사숙고해서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 순간에 불리한 상황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안전한길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기막힌 트
러블 샷으로 위기상황을 단숨에 벗어나야겠다는 무모함을 떨쳐버리려면 엄청난 인내와 자제가 필요하다. 대개는 이무모한 만용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더 심한 위기상황에 빠지고 만다.

인생 역시 평탄한 길만 펼쳐지는 게 아니다. 때로는 진흙탕 길도 만나고 가시밭길도 펼쳐진다. 때로는 한치 앞을 헤쳐 나갈 수 없는 절벽을 만날 수도 있고 끊어진 외나무다리 앞에서 죽음을 생각하기도한다. 아마도 평탄한 길보다는 험난한 길이 더 많을 것이다.

성공보다는 실패가 더 많듯이.누구나 살아가면서 여러 난관과 위기를 만나지만 자신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냉정함과 인내를 잃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하는가 하면, 자신을 다룰 줄 모르는 사람은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지않고 발버둥치거나 무모하게 역전을 시도하다 더 큰 낭패를 맞곤 한다.

실패라는 것에 대해서도 어떤 사람은 거기서 귀한 교훈을 얻어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징검다리로 삼는가 하면,어떤 사람은 실패 자체를 수모로 여기고 비탄에 빠지기도 한다.라운드마다 만나게 되는 위기상황은 우리에게 귀중한 삶의 지혜를 가르쳐준다.

‘길들인 코끼리를 싸움터로 끌고 가고 왕도 길들인 코끼리를 탄다. 비난을 참고 견디는 데 익숙한 이는 사람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다. 길들인 당나귀도 좋다. 인더스의 명마도 좋다. 전쟁용 큰 코끼리도 좋다. 그러나 자신을 다루는 사람은 더욱 좋다.’
(『법구경』중에서) 방민준골프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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