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웅  한국일보 경제부 차장 그린벨트 풀어 ‘ 좋은 입지에 싼값 분양’ 파격적

시세 차익 ‘주택 로또’ · 2기 신도시 외면 우려도


이명박 대통령의 ‘작품’ 이라 할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이 요즘 주택시장의 화두다.
보금자리주택은 서울 수도권 인근의 보존가치가 없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서민들에게 값싸게 내 집을 마련해 주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프로젝트.실제로 보금자리주택은 지금까지 나온서민 아파트 정책 중 가격과 입지 면에서가장 파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그간 ‘금단(禁斷)의 땅’ 으로 남아 있던 서울과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택지지구로 과감하게 풀었다. 이에 따라 판교와 위례신도시(구 송파신도시) 이후 더 이상 나올 것 같지 않았던 서울과 수도권의 알짜 택지지구가 대거 나온 것이다.그것뿐 아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다.그린벨트를 해제해 짓다 보니 땅값이 상대적으로 쌀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분양가가 인근 집값의 절반수준으로 낮아졌다. 진정한 의미의 ‘반값아파트’가 탄생한 것이다.

서민층을 기반으로 한 노무현 정부 때에도 반값 아파트에 대한 시도가 있었지만 지역이 수도권의외지고, 땅값이 높아 결국 실패했다. 보금자리주택이 서민층의 관심을 끌고 인기를 누리게 된 데는 좋은 입지에, 싼 값으로 분양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MB 정부가 그린벨트를 해제해 보금자리주택을 짓기로 한 것은 ‘판도라의상자를 연 것’ 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우선 보금자리주택이 최근 들어 ‘주택 로또’ 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7~10년 간의 전매제한을 통해 시세차익을 차단하겠다고했지만 ‘당첨=수억원의 집값 차익’ 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보금자리주택 당첨은 서민들에게 ‘내집 마련의 꿈’인 동시에 ‘대박로또’ 가 돼 버렸다.

일부 청약자의 경우 당첨을 위해 위장 전입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시장이 나빠지면 전매제한을푸는 그간의 정부 행태를 볼 때 전매제한이 10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청약자는 그리 많지 않다. 보다 정교한 이익환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기존 수도권의 신도시들이 외면 받게 된것도 큰 문제다.현재 정부는 파주 운정, 화성 동탄, 수원 이의, 김포, 인천 검단 등 2기신도시를 추진 중이다.하지만 보금자리주택으로 이들 2기 신도시 사업은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됐다.보금자리주택이 2기 신도시보다 훨씬 접근성과 쾌적성이 뛰어난 데다 분양가도 더욱 저렴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으로 수도권 그린벨트에서 32만 가구를 포함해 2012년까지 총 60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렇게 될경우 2기 신도시는 청약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민간 주택공급의 위축도 불가피하다.

주택시장은 최악이었던 지난해 금융 위기 때보다는 나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풍선효과 덕을 보는 신규아파트 분양시장도 사실 안을 자세히 들어다 보면 완전 정상화된 상태는 아니다.

최근 분양하는 민간 주택은 지난 1년간 분양을 미뤄온 곳 중에서도 분양성이 좋은 알짜지역이 대부분이다.건설사들은 아직도분양이 성공할 서울 핵심지역이나 인천 송도ㆍ청라지역 등이 아니면 분양 자체를 검토하지도 않는다.보금자리주택과의 분양가 경쟁 자체도불가능하다.

한 예로 최근 서울 광장동에서모 건설사가 분양한 전용 85㎡의 분양가가3.3㎡당 2,500만원 선이었는데 반해, 보금자리주택인 강남구 세곡지구의 같은 평형분양가는 1,150만원이었다. 실제로 같은 가격이라도 강남구 세곡지구가 훨씬 좋은데 가격까지 보금자리주택이 절반 이하에 공급돼 비교 자체가 안 된다.

그럼에도 보금자리주택은 서민들에게내집 마련의 꿈을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또 당분간 강남 집값이 뛰는것만은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결국 앞서제기한 문제점들을 정부가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보금자리주택 성패의 관건이 될것이다.결국 앞서제기한 문제점들을 정부가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보금자리주택 성패의 관건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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