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웅 한국일보 경제부 차장대부분 입지 조건 뛰어나고 대출규제 안받아

싼 분양가도 매력 발빠른 지역 실수요자 나서





지난해 초부터 극도의 침체 상태에 빠져 있던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요즘 오랜만에 어깨를 활짝펴고 있다. 올해 여름까지도 ‘신규 분양시장은 동사 상태’라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이다.

물론 올해 초에도 인천 송도ㆍ청라지구와 성남시 판교 등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부분적으로 분양 흥행에성공한 적이 있었지만 극히 일부였고, 대부분은 미분양으로 직행하기 일쑤였다.

그런 상황에서 요즘 분양시장에 부는 청약열기는 업계 입장에서 보면 ‘ 희망의 빛’과같다. 현대산업개발이 개발 일정에 떠밀려이달 초 분양한 수원 권선동의 ‘수원 아이파크’ 가 2.7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스타트를잘 끊었다. 이어 GS건설이 의왕 포일2지구에서 선보인 ‘포일 자이’ 재건축 아파트도 9.8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수도권 강북권역에서도 ‘강북의 판교’로 불릴 만큼 교통 여건이 좋은 별내지구에서쌍용건설의 ‘예가’ 가 11.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면 대성공을 거뒀다. 같은 별내지구에서 현대산업개발의 ‘별내 아이파크’도 평균 5.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전평형이 마감됐다.

이처럼 최근 신규 분양 아파트가 잇달아 성공을 거두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를 꼽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 달 담보인정비율(LTV) 강화에 이어 DTI를 수도권전역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 시에 적용되는 집단대출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다 보니 기존 아파트를 사는 개인들은 대출 규제를 받지만 신규 분양 아파트에 청약할 때는 이런 대출규제를 받지 않는다.

최근 분양하는 단지들의 입지가 뛰어나다는 점도 성공의 큰 요인이다. 지난해부터 건설사들은 웬만큼 좋은 지역이 아니면 아예분양 자체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 나온 단지는 모두 인기 지역에 속하는 곳이다.

여기에 정부의 양도소득세 완화와 전매제한 조치 덕에 대다수가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거나, 바로 팔기(중대형)가 가능하다. 여기에 상당수 단지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아 기존 아파트들보다 분양가가 싸다는점도 장점이다.
 
또 지난 1년 간 민간 아파트공급 물량이 절대 부족 상태에 있어 그간 청약을 기다렸던 대기 수요자들도 꽤 있다. 이들이 좋은 입지에서 싼 아파트가 나오니 당연히 청약에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에 나온 신규 분양 아파트들은 상대적으로 매수 가치가 충분히 있는 물건들이었다. 발 빠른 청약 대기자들이 이런 숨겨진 보석을 놓칠 리 없다.물론 일부 투기꾼들이 청약통장을 사들여 편법으로 분양을 받은 경우도 있지만 그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앞으로 강남권의 보금자리주택과 위례신도시(송파신도시) 등 청약 통장을 아낌 없이 던져야 할 노른자위 분양이 대기하고 있어 누구도 쉽게 통장을 쓰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기꾼이 몰려 청약률이 높아졌다기 보다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지역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나섰다는 분석이 더 정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단지들이 청약률 말고도 계약률이 높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

지난 1년여 간 사실상의 휴지기를 겪었던 수도권 분양시장이 10월 보금자리주택을 필두로 영종하늘도시, 삼송지구, 청라지구 등 큰 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공급이 줄었던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분양 흥행이 예상된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시장 침체가 이제 거의 회복 단계에 들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주택시장은 소비자 우위의 시장이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해왔던 청약대기자들은 신중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분양장을 충분히 향유하면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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