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격언- 골프를 단순한 게임으로만 보는 사람은 남녀를 불문하고 영원히 풀지 못할 수수께끼로 남게 되어 그 위대함을 끝내 깨닫지 못할 것이다. 골프는 단순한 오락이라기보다는 사람을 한층 고양시키는 힘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 J.H. 테일러(영국의 명 프로)

대부분의 골퍼들이 나름대로함께 라운드 하기 꺼려하는 기피인물을 두고 있다. 골프라면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라도 참석자가 누구인가를 따져 싫어하는 사람이 끼어 있으면 아예출장을 포기하는 ‘ 특정인 혐오증’ 에 걸린 사람도 드물지 않다.

이들은 대개 특정 동반자에대해 어떤 종류이든 징크스를갖고 있기 마련인데, 특정 인물을 기피하거나 싫어하게 된 이유를 곰곰이 따져 보면 아무런 근거가 없다.

특정 인물에 얽힌 징크스의 근본적인 원인은 다름 아닌 자신에게 있는 경우가대부분이다.

동반자를 가리는 골퍼들은 하나같이누구누구와 라운드 하면 실력 발휘가안 된다거나 마음 편한 플레이를 할 수없다는 등의 그럴싸한 이유를 댄다. 때문에 여러 팀이 플레이할 경우에도 기피인물과 같은 조가 되지 않도록 이리저리 피해 다닌다. 어떤 골퍼들은 기피하는 유형을 마음속에 그려놓고 그 유형에 들어가는 불특정 다수를 모두 기피인물로 몰아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사실 자신도 모르게 기피인물로 낙인찍힌 당사자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죄라고는 상대방이 실수를 거듭하고 최악의 상황에 빠졌을 때 동반했다는 것뿐인 데 상대는 자신의 실수나 불운의 원인을 동반자에게서 찾고 모든 누명을동반자에게 뒤집어씌우는 격이다.

골프장에서 남의 탓이란 없다. 남이 대신 내 볼을 쳐주지 않는데 남의 탓이란 말도 안 된다. 모든 미스샷은 내 탓이다.그러나 많은 골퍼들은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실수와 불운의 상당부분은 남때문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그리고 무고한 사람을 기피인물로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한다.

한번 반대로 생각해보자. 혹시 내가상대방에게 기피인물로 받아들여지는것은 아닐까. 상대방이 재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상대방에게 재수 없는사람은 아닐까. 내가 상대방에게 기피인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면 나에겐 결점이 많으니까.이슬람교 신비주의 수도승들의 우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물라 나스루딘의일화가 우리가 얼마나 착각 속에 살고있는지 깨우쳐 준다.

어느 날 왕은 기분 전환을 위해 궁전을 떠나 사냥을 하러 가다가 물라 나스루딘을 만났다.

“사냥을 하러 나가는 길에 물라를 보게 되다니 재수가 없군.”왕이 호위병들에게 소리쳤다.


“물라가 나를 쳐다보지 못하도록 길에서 몰아내라.”호위병들이 왕의 명령을 받들어 그대로 시행했다.

공교롭게도 그날의 사냥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왕은 궁으로 돌아가는 길에호위병을 시켜 물라를 불러 왔다.

“미안하구나, 물라. 짐은 그대를 흉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밝혀졌다.”

물라가 말했다. “폐하께서 저를 흉조라고 생각하시다니요? 폐하께서는 저를보시고 나서 사냥감 주머니가 가득 찼습니다. 저는 폐하를 보고 나서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졌습니다. 과연 누가 누구에게 흉조이겠습니까?” (이드리스 샤흐의 『삶의 사막을 가볍게 건너는 어떤 바보의 별난 지혜』중에서)

많은 골퍼들이 우화에 등장하는 왕처럼 엉뚱한 착각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라운드 중에 불쾌하고 후회스런 상황을 맞으면 자기 자신보다는 주위에서원인을 찾아내 속으로 비난의 화살을쏘아댄다. 이런 골퍼와 동반한 사람은아무 잘못도 없이 물라 나스루딘의 신세가 되고 만다.

상대방이 재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오히려 내가 상대방에게 재수 없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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