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와 뭉칫돈 이동조짐으로 가격 상승

기술적 반등 성격 강해 경기흐름 더 주시를





최근 고사상태에 있던 주식·부동산 시장에 살가운 봄바람이 불면서 “지금 집을 사야 할 때냐. 아니면 좀 더 기다려야 하나”하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대답하기 곤혹스러운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주택시장을 보면 최악의 국면은 빠져 나온 것 같은 징표들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6개월 이상 꽁꽁 얼어붙어 있던 거래가 풀리고, 뭉칫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조짐이 보이는가 하면, 집값도 국지적이긴 하지만 최근 크게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매수를 권하기에는 아직도 망설여진다. 우선 개인마다 자금 여력이 다르고,단순 투자와 실거주 여주에 따라 적합한 주택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답변을 해주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더구나 일반서민들에게 주택 구입은 재산의 전부를 거는 큰 게임일 수밖에 없어 더욱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이런 질문을 받는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분위기 풀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서울 송파구일대의 재건축 아파트와 용산구 한남동 뉴타운 예정지, 성동구 뚝섬 일대, 마포구 상암동 일대 아파트는 지난달 말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 여파가 수도권 신도시로 일부 확산되면서 입주가 한창 진행 중인 판교 신도시의 중형아파트 분양권은 프리미엄만 1억5000만원 이상 붙었다. 물론 여기에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와 제2 롯데월드 건축 허용, 초고층 재건축 허가, 강북 뉴타운 발표,전매제한 완화 등의 무더기 호재가 쏟아져나온 덕이다.

현재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는 지난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가격을 회복했다. 역대 최고가 였던 2006년과 비교하면 90% 수준에 도달했다. 필자의 한 지인은 얼마 전 “지난달 초 판교신도시의109㎡(33평)형의 분양권을 프리미엄 1억2000만원에 사려다 포기했는데 지금은 1억5000만원에도 매물을 찾지 못했다”고 하소연 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 아직은 좀 더 관망하는 편이 낫다’ 는 생각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2, 3월 강남 재건축의 거래가 늘어나고, 집값 상승의 바로미터인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하는 보고 ‘바닥 다지기의 징후’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는 주택시장 자체의 응축된 에너지가 수요와 공급에 따라 분출됐다기 보다는 그간 단기간 폭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성격이 강하다. 여기에 정부의 소나기식 규제 완화에 저금리가 더해지면서 나온 일시적인 착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같은 불황기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부동산 시장 내부가 아니라 시장 외적 요인이다. 지난해 말이후 국내 부동산은 물론이고 주식이나 금융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것은 경기 상황,그것도 국내보다는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다.

일각에서 전 세계 경제 불황이 바닥에 접근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도 세계경제 회복을 말하기는 이르다. 국내외 경제 관련 지표를 보면 지금은 큰 벼락이 친 뒤 다음 벼락이 오기 전까지의 순간휴지기 상태에 있다.

이를 입증하듯 2, 3월에 반짝했던 강남재건축 단지들이 4월 중순 들어서는 다시거래가 급감했다. 나와 있던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매도 호가가 상승하자 움직였던 매수세가 다시 움츠러든 것이다. 저가 급매물을 노렸던 투자자들이 급매물이 소진되자 다시 발을 뺀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 하반기까지 갈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예상이다.물론 지금도 일부 주택 상품의 경우 단기차익을 노릴 만한 게 있다. 하지만 그런 낮은 확률을 노리고 주택에 올인하기에 작금의 시장은 위험요소가 너무 산재해 있다.

주식도 그렇듯 초보자가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대세적 상승장이 시작될 무렵에 들어가야 한다. 아직은 잔물결만 오르락내리락하는 불안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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