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의 스윙을 보면서 아마추어들이 감탄하는 것은 저렇게 부드러운 스윙을 하는데도 어떻게 방향성과 비거리가 좋을까 하는 점이다. TV중계에서 슬로모션으로 보여주는 프로선수들의 스윙은 공통적으로 간결하면서도 부드럽다. 물론 타이거 우즈나 세르히오 가르시아처럼 폭발적인 스윙을 가진 선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부드러운 스윙을 주무기로 삼고 있다.

미국의 레슨코치들은 프로골퍼를 지망하는 연습생이 처음 들어오면 볼을 한 가마니를 주며 다 쳐보라고 한단다. 기가 질릴 노릇이지만 코치의 지시니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볼을 제대로 멀리 보내기 위해 힘을 주어 볼을 쳐내는데 두어 시간도 못돼 녹초가 되고 만다. 볼을 멀리 보내겠다는 욕심에 힘을 주고 과격한 스윙을 하는 바람에 몸이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연습생이 깨닫는 것은 바로 힘으로 볼을 쳐내려 해서는 이 많은 공을 다 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쳐낸다 해도 몸이 망가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비로소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부드러운 스윙으로 볼을 다루는 지혜를 얻는다는 것이다.

선수가 되기 위한 기본이 바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부드러운 스윙을 터득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고선 매주 이동하며 수많은 대회에 참가하면서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해야 하는 투어생활을 이겨낼 수 없기 때문이다.

주말 골퍼들 중에 한 라운드를 돌고나서 허리나 어깨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연습장에서도 육체 곳곳에 통증이 있는데도 골프를 하면 으레 생기는 자연적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지나치는 사람을 많이 본다.

그러면서 보다 멀리 볼을 날리기 위해 자신이 감당해내기 힘든 과격한 스윙, 타이거 우즈를 닮은 스윙을 몸에 익히느라 열심이다. 필드에서도 어쩌다 맞아 나간 통쾌한 굿 샷에 터지는 동반자들의 탄성에 혹해 그것을 재현하겠다고 무리한 스윙을 계속한다.

볼을 멀리 그리고 똑바로(far and sure) 날리는 것이 골퍼들이 추구하는 이상이지만 아무리 좋은 스윙이라도 몸을 망친다면 쓸모가 없다. 몸을 망친다는 결코 좋은 스윙일 수 없다. 그런 스윙을 고집하다간 지팡이 들 힘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골프를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고 신체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실제로 적지 않은 골퍼들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무리한 스윙으로 갈비뼈가 금가고 허리 어깨 목 손목 발목 등 근골격계 이상이 생겨 반 토막 스윙을 할 수밖에 없는 불행을 자초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골프를 오래 즐기려는 골프마니아에게 가장 좋은 스윙이란 보기에 힘차고 멋진 스윙이 아니라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편안한 스윙이다. 비거리에 대한 환상 때문에 몸이 견뎌내기 힘든 과격한 스윙을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다. 사실 프로선수들의 스윙을 분석해보면 비거리는 파워풀한 스윙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은 축과 물 흐르는 듯한 부드러운 스윙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혹시 주변에서 프로지망생이 볼을 쳐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요체를 금방 깨달을 수 있다. 프로선수들이 연습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일관된 스윙을 재현하기 위한 연습인데 이를 위해서는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스윙을 찾아내 익히는 길밖에 없다.

몸에 무리를 주는 스윙을 고집하다간 멀쩡했던 스윙이 자신도 모르게 변칙 스윙으로 변한다. 무리한 스윙이 여기저기 통증이나 이상을 일으키고, 이를 피하려다 보니 남이 보기 민망한 동작이 태어나는 것이다.

무리한 스윙으로 몸을 망치고 골프마저 포기할 것인지, 부드러운 스윙으로 오랫동안 골프를 즐기며 건강을 지킬지 답은 분명하다. /방민준 골프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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