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격언 -세상에 맞지 않는 것을 들라 하면 복권, 일기예보, 사주, 그리고 한밤중의 총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안 맞는 것은 골프 볼이다. -

‘경영의 신(神)’이란 별명이 따라다니는 잭 웰치는 평생을 골프와 함께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가 인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완벽을 추구하게부추기는 게임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그의 삶 자체도 완벽을 추구하는 과정이었다.

골프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였던웰치는 골프를 통해 제너럴 일렉트릭(GE)의 CEO로 발탁되었고, 그의 후계자 역시 골프를 매개로 선정되었다. GE에는 PGA 최고의 대회인 마스터스가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CC에서 매년현직 임원들과 역대 임원들이 모여 토너먼트 대회를 벌이는 전통이 이어져오고 있다. 전임 레그 존스 회장 시절부터 시작된 이 골프모임은 친목도모와팀워크 구축이라는 취지 외에 리더급임원들이 젊은 임원들의 자질을 관찰한다는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1977년 현장 책임자에서 막 페어필드의 본사로 자리를 옮긴 웰치는 오거스타내셔널CC에서 열린 임원 골프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면서 급부상, 3년후 세 명의 CEO 후보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뒤‘비행기 면접’을 통해 새로운CEO로 탄생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레그 존스 회장은 세 후보를 대상으로 비행기 사고를 가상한 면접을 실시했는데 이 면접의 마지막 질문은 이랬다.“ 잭, 자네와 내가 비행기를 타고 가다 추락했네. 나는 죽었지만 자네는 살았어. 이제 누가 제너럴 일렉트릭의 회장이 되어야겠나?”잭의 대답은“바로접니다.”였다. 이 마지막 면접에 낙점을 받아 1981년 GE의 CEO에 오른 웰치는 20여년간 놀라운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그의 후임 CEO 제프리 이멜트회장도 후보들과 어울려 골프를 친 뒤만찬 테이블에서 자질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결정되었음은 물론이다.

GE의 리더급 임원들은 도대체 골프를 통해 무엇을 확인하는가. 빌리 베일리가 쓴‘이그제큐티브 골프’는 이런궁금증을 풀어준다. 그는 인격을 종합평가하고 리더십을 다면평가하기에 골프만한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첫째, 전략적 사고를 본다. 자신의 장단점, 기회와 위기를 얼마나 정확하게그리고 냉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플레이하는지를 관찰한다.

두 번째 포인트는 도덕성. 스코어를정확하게 기록하는지, 남이 보지 않는상황에서도 기본 룰을 철저하게 지키는지, 타인에게 불쾌감을 안 주는지 등을 본다.

셋째 포인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으로, 동반자와 어울려 다양한 주제의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라운드 하는지를 관찰한다. 지적 스팩트럼이 얼마나넓은지, 다양한 인간관계를 얼마나 슬기롭게 유지해나가는지를 파악하는것이다.

넷째 균형감각. 미스 샷을 했을 때화를 내고 변명으로 일관하는지, 실수후 당황해 더 큰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는지, 위험에 직면했을 때 무모하게 덤벼드는지, 냉정하게 돌아가는 지혜가있는지 등을 살핀다. 그리고 파트너가멋진 샷을 날렸을 때 진정으로 축하해주는지도.

다섯 째 포인트는 리더십으로, 도전정신 책임감 결단력 그리고 캐디나 아랫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관찰한다.

마지막으로 언사와 복장, 테이블 매너 등 포괄적인 품위를 본다.사람을 평가하는데 이만한 척도를골프 말고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운동 삼아, 재미 삼아 골프장을 찾는보통 주말골퍼들로서 동반자 중 누군가가 이런 척도를 가지고 자신을 관찰한다고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 것이다. 겉으로는 허심탄회하게 웃으며 대하지만 기업하는 골퍼들은 대부분 나름대로의 골프를 통한 인간 판단법을익히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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