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단행된 개각의 특징은 전문성 강화와 친정체제 강화일 것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와 현인택 통일부장관 내정자는 관련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람들이지만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해왔고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도 활약했다. 함께 발표된 15명의 차관급 가운데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이주호 교육과학부 제1차관은 이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도 불리는 핵심 측근들이다.

친정체제 강화는 집권 2년차를 맞은 이 대통령이 본격적인 국정 청사진을 펼치기 위한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4대 권력기관장 인사에 이어 내각까지 친정체제로 운영되면 정책 유연성 저하 등 부작용이 일어나기 쉽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번에 발탁된 인사들의 비상한 각오가 요구된다.

전 경제팀 문제점 인식해야

이번 개각의 중심인 경제팀에는 많은 이들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늦게 온 드림팀’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오랫동안 경제관료로 일했던 이들의 자격과 경험이 적절히 반영될 경우 지금의 경제위기를 탈출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사실 전임 강만수 경제팀은 부적절한 환율정책 등에서 시장의 강한 불신을 받아왔다. 강부자 내각 이미지의 태생적 한계 속에 강퍅한 감세 논쟁에 에너지를 낭비했고 종부세 문제도 세련되게 처리하지 못했다. 특히 전대미문의 금융위기를 당해 시의적절하고 신뢰 받는 정책을 자신 있게 내놓지 못하고 뒷북 대책으로 위기를 증폭시켰다. 새 경제팀은 이 같은 전 경제팀의 실패와 문제점만 바르게 인식해도 절반은 성공이다.

새 경제팀의 성패는 1차적으로 국내외 시장과 민생 현장의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렸다. 신뢰는 말과 정책, 추진 수단, 현장관리 능력, 피부에 와 닿는 정책성과가 맞아떨어질 때 형성된다.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은 위기설이 한창이던 은 작년 9~11월보다는 호전됐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실물경기는 침체가 본격화면서 올해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작년 12월 현재 취업자수는 1년 전보다 1만2000명 줄어 5년2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설 및 조선업 구조조정은 금융권 자율에 맡긴 탓에 지지부진해졌다. 정부 책임하에 신속히 추진하지 않으면 유동성은 넘쳐도 돈을 돌지 않는 ‘돈맥경화’를 해소할 수 없다.

현장에서 정책이 나온다

이 비상한 시국을 벗어나려면 새 경제팀은 우선 정책방향을 공유하고 여기에 맞춰 정책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정부의 메시지가 분명해야만 시장이 혼선을 빚지 않기 때문이다.

팀워크도 중요하다. 기획재정부장관과 금융위원장, 경제수석, 그리고 한은총재는 네 사람이 한몸처럼 움직여 위기에 대응해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전 경제팀에 대한 비판이 야기된 것은 팀워크 부재로 인한 혼선과 이에 따른 시장의 불신이 큰 원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새 경제팀은 현장을 중시해야 한다.

시장이 원하는 것을 내놓기 위해서는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며 정책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현장의 목소리를 더 폭넓고 깊이 있게 들어야 하는 것이다. 당면한 모든 짐을 새 경제팀에만 지울 수 없지만 경제위기 타개의 1차적 책임이 자신들의 어깨에 걸려있음을 잊지 않기를 새 경제팀에 거듭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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