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 현장회의’에 참석자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날 회의는 한나라당이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올 5월부터 개최해온 현장 최고위원회의의 마지막 순서였다.

우리 협회로서는 지난 9월10일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대한전문건설협회 간담회’에 이어 집권여당과 정부에게 전문건설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대책마련을 촉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전문건설업계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코스카(대한전문건설협회) 회원사들은 한나라당 최고위원들과 고위 당직자, 그리고 정부 당국자들에게 하나 주눅 들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용기 있게 쏟아냈으며, 한나라당 관계자들도 우리가 듣고 싶은 대답을 어느 정도 속시원히 해주었다.

재정부와 국토부, 금융위, 공정위에서 나온 정부 당국자들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문건설업계의 아픈 점을 이해한다며 고칠 수 있는 것은 고치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 모두에게 기대와 함께 박수를 보내는 이유이다.

현장 외면하면 탁상공론에 불과

그러나 우리는 토론과 답변에 나선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당직자 및 정부당국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게 된 것이 최고의 소득이었다”고 말한데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오늘 회의에서 전문건설업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니 그동안 하도급대책이 매우 미흡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 “그동안 건설대책 수립을 위한 관계부처회의를 주재하면서 현장의 실정을 반영하지 못하고 하도급 업체를 소홀히 대한 것을 반성한다.”(기획재정부 구본진 정책조정국장) “현장에 와보니 전문건설업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직할시공제와 공동도급제 도입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겠다.”(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등의 발언은 한나라당이나 정부 모두 그동안에는 현장의 애로사항은 외면하고 정책을 수립, 시행해왔다는 자백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올 들어 수없이 쏟아진 건설관련대책이 나올 때 마다 “정책이 헛돈다”거나 “강남아줌마 수준도 못되는 행정이다”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던 것은 정책입안자나 집행자 모두가 이처럼 현장을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종일관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국토해양부 관계자가 의미 없는 통계숫자를 답변으로 제시하자 허태열 최고위원이 “그렇게 무성의하게 답변하면 오늘 회의 참석자가 무슨 희망을 갖고 가겠느냐”며 크게 호통을 친 것은 이 관계자의 답변이 현장을 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박수를 계속 받으려면

이 점에서 이날 회의가 한나라당의 마지막 현장 최고위원 회의라는 것이 아쉽다. 아픔과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는 현장이 비단 우리 전문건설업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현장을 한번 찾았다고 해서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은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데 계속 노력해야 한다. 오라는 곳에만 찾아갈 것이 아니라 먼저 아픈 곳을 찾아가 고통에 동참하고 개선책을 내놓아야 한다. 나아가, 약속한 것은 지켜야 하며,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도 부단히 점검해야 한다. 오늘의 박수소리가 원성으로 바뀌지 않으려면 그 길밖에 없음을 한나라당은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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