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된 가이드라인 마련 시급 복원후 관리기술 개발도 필요

최근 국내에서는 훼손된 하천이 치수와 환경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제기한다는 논의가 대두되어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는 하천을 자연에 가깝게 조성함으로써 하천 스스로가 하천을 다시 만들어가도록 하자는 하천복원력에 의존하는 노력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대사회에 들어서면서 하천은 급격한 산업화 및 도시화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대 이후 홍수피해 방지·도시공간 및 농경지 등의 토지 확보를 목적으로 한 하천정비사업 실시로 인해 자연상태의 하천은 대부분 직강화·인공화 되었으며, 도시하천은 건천화 되었다.

그 결과 하천구역 안팎 홍수터의 저류능력 상실, 하천 생물서식처 다양성 저하, 하천수질 악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게 야기되었고, 일부 하천에서는 자연환경과 순기능이 완전히 소멸되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하천의 황폐한 현실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쾌적한 환경과 맑은 물에 대한 국민의 욕구가 커짐에 따라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정부 역시 1990년대부터 치수위주의 정책에서 탈피하여 자연과의 조화 및 환경을 고려하는 하천관리정책으로의 전환을 시작하였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중소규모의 연구개발을 지원하였다. 그러나 본격적인 기술개발과 통합적인 하천복원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별로 하천환경 개선 및 복원사업이 경쟁적으로 추진되었고, 그 결과 사업의 비효율성·비생태성·비안전성 등의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하여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하천복원기술의 개발 및 관련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000년대 들어 ‘지속가능한 발전’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논의되면서 기술분야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 모든 부처가 합동으로 참여한 국가기술지도(NTRM)상의 목표 달성을 위한 비전과 발전방향으로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구현하는 환경혁신’이, 그 세부내용으로 ‘지속가능한 자연생태계관리’가 제시되었다.

한편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국가미래기술예측조사결과에 따르면, 도시·건설·토목 분야에서 ‘환경을 고려한 건설기술’의 수요가 6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21세기를 향한 지구환경보전종합계획인 Agenda 21의 국제 환경규제 강화와 환경-무역 연계 협정에 따라 친환경건설 수요는 국내외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필요성과 배경에 의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을 주관연구기관으로 한 자연과 함께하는 하천복원기술개발(Ecoriver21)연구단이 국토해양부 건설핵심기술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 9월에 발족되었다. 본 연구단은 자연과 함께 하는 하천복원을 위하여 첫째, 인간과 자연이 더불어 살 수 있는 하천을 조성하고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로서 하천의 이수·치수·환경기능 중 환경기능을 보전·개선·복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둘째, 하천의 치수 및 구조적 안전성 등의 보장과 함께 자연성/환경성을 보전·복원시켜 생태적·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하천관리를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셋째, 이들 연구결과를 집대성하여 최종적으로 ‘국가 통합 하천복원 매뉴얼’을 제시한다는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국가 통합 하천복원 매뉴얼을 제시함으로써 기존 하도 위주의 개발에서 하천 공간 전체의 유기적 시스템에 맞는 효율적인 하천복원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기술개발 수준을 선진국 대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한편, 우리나라 하천복원 기술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고 건설기술 선진화를 앞당기게 될 것이다. 또한 막대한 규모의 하천사업 관련 정부예산에서 하천환경기술의 과다/과소 설계를 방지함으로써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진정한 하천복원의 의미를 사회에 전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하천복원사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앞으로도 홍수터 보전 및 복원기술, 하천 생물서식환경 조성기술, 하천계획/평가 및 적응관리 기술 등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및 최근 전 세계적인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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