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격언 - ■ 코치는 필요하다. 그러나 한 번에 모든 것을 가르치려 드는 코치는 기피하라   -  호주출신 여성골퍼 잰 스티븐슨

주말 골퍼들의 연습 습관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라운드 약속이 있든 없든 평소 꾸준히 연습장을 찾아 운동을 겸해 골프 기량을 연마하는 스타일과, 평소에는 골프채를 놓고 있다가 라운드 약속이 잡히면 길어야 1주일도 안 되는 기간에 맹렬히 연습하는 스타일이다.

전자의 경우 평소 연습한대로 편한 마음으로 라운드에 임하기 때문에 기복 없는 플레이로 실망스럽지 않은 스코어를 유지한다. 연습 내용에 따라 기량의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몰아치기식 연습을 하기 때문에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치기가 어렵다. 라운드 1주일 전에 아무리 맹렬히 연습해봐야 맨땅에 쏟아지는 소나기가 표면만 적시고 흘러가버리듯 골프 스킬을 근육이나 머리에 제대로 담아두기 어렵다. 자기 딴에는 열심히 칼을 간다고 라운드 전날 저녁까지 많은 볼을 때리고 라운드 직전 골프장 연습장이나 부근 연습장에서 가볍게 모든 채를 테스트해본 뒤 클럽하우스로 들어서기도 한다. 열성이야 대단하지만 성공적인 라운드를 할 수 없다. 연습의 밑천이 얕은데다 몰아치기 연습에 대한 기대로 욕심이 생겨 연습장에서의 기량의 절반도 발휘할 수 없다.

골프기량을 판가름 짓는 또 다른 골프 습관은 복습을 하느냐 여부다. 몰아치기식 연습습관을 가진 골퍼들은 대부분 라운드를 마친 뒤 골프채를 현관이나 창고 또는 베란다에 갖다놓고 다음 라운드 약속이 잡힐 때까지 까맣게 잊고 지낸다. 예습하는데도 게으르니 복습은 기대할 수 없다. 꾸준하게 연습하는 사람도 라운드 당일 복습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평소 열심히 연습하는 편이라 라운드 당일만은 푹 쉬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골프채를 잡지 않는다.

아주 드물게 라운드를 끝내고 집으로 가기 전에 바로 연습장으로 향하는 골퍼들이 있다. 이들은 필경 싱글 중에서도 왕 싱글이기가 십상이다. 골프 기량을 꾸준히 연마하는 데는 예습이 필수적이지만 잃어버린 키포인트를 되찾거나 우연히 발견한 묘방을 내 것으로 굳히는 데는 복습만한 것이 없다.

골프 기량이란 아침에 터득했다고 생각하면 저녁에 슬그머니 사라지는 속성이 있다. 미스 샷이나 굿 샷에 대한 기억 역시 라운드가 끝나고 나면 어렴풋한 기억만 남을 뿐 구체적인 영상으로 떠오르지 않는다.

라운드 후의 복습은 바로 쉬이 사라지기 쉬운 미스 샷과 굿 샷에 대한 원인 분석을 통해 군더더기가 없는 스마트한 스윙을 구축하는 데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 그날 라운드에서 나빴던 샷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 연습을 통해 고치고, 좋았던 샷의 순간을 회상하며 무엇이 그런 좋은 스윙을 만들어낸 요인인지 분석하면 의외로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 바로 이것이었구나!”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더욱 열심히 연습에 빠져들 수 있다. 나빴던 라운드보다 좋았던 라운드의 복습이 더 효과적임은 불문가지다.  어떤 골퍼는 한번 라운드 하고 난 코스를 머리 속에 명확히 기억하고 그날의 모든 티샷을 생생히 기억하는데 이것은 골프의 수준을 높이는데 효과만점이다. 두 번째 라운드하면 그때 좋은 샷을 떠올리고 실수했던 코스에서는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신중해진다. 특히 좋은 코스 좋은 스코어의 라운드는 또렷이 기억할 필요가 있다.

기업 하는 사람들도 이와 비슷한 두 가지 타입이 있다. 무엇을 시도하다 실패하면 금방 포기하고 새로운 분야를 찾아 나선다. 그러다 운이 좋으면 성공하기도 하지만 그 성공은 곧 비슷한 경쟁자의 등장으로 오래가지 못한다. 이와 반대로 실패를 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파고들어 문제와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타입의 기업가는 결국 자기만의 경쟁력을 확보, 그 분야의 일인자가 된다. 장수하는 일등기업의 창업자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방민준 골프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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