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칼럼-삶의 뜨락에서

출생 직후 숨지는 신생아 연간 200만 명
Save the Children, 2월 말까지 캠페인
4만명 정성모아 10만개 말리에 전달키로

행인들은 ‘추운 겨울 떨고 있는 나무를 위해 따뜻한 털실을 감아주었구나’ 생각하다가 털실 옆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보고는 캠페인의 성격을 알게 된다. 2007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한 SCK는 2009년 10월15일부터 오는 2월 28일까지 3차 캠페인을 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4만여 명의 후원자들이 참여, 10만개를 웃도는 털모자가 모여질 것으로 SCK는 추정한다. 이 모자들은 오는 3~4월경 아프리카 말리로 보내져 신생아들의 저체온증을 막아줘 소중한 생명을 구하게 된다.

1차 캠페인(2007년 11월~2008년 2월)에는 6000명이 뜨개질한 2만5007개의 털모자를 후원받아 라오스, 캄보디아, 앙골라에 지원했다. 2차 캠페인(2008년 10월~ 2009년 3월)에는 2만4562명의 개인과 39개 학교, 59개 단체에서 뜨개질해서 보낸 8만460개의 털모자를 말리의 신생아들에게 전했다.

사업을 후원하고 싶은 사람은 SCK 홈페이지(http://www.sc.or.kr)에 들어가 키트를 구매하면 된다. 개당 1만2000원인 키트에는 털실 한 뭉치(500그램)와 줄 바늘, 돗바늘 1개씩, 반송용 봉투 등이 담겨있다.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 붉은 털실을 감고 있는 가로수들. 아동보호기구가 말리의 신생아들에게 털모자를 보내 생명을 구하자는 캠페인이다.

아프리카는 무더운 지역인데 왜 털모자가 필요할까? 사하라사막지역의 낮과 밤 일교차가 섭씨 30도나 되기 때문에 털모자가 신생아들의 체온을 섭씨 2도 정도 높이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SCK는 후원금 등 전체수익금 중 70%는 국내저소득층 아동 돕기에, 나머지 30%는 아프리카 등 제3세계 영유아돕기에 사용한다. SCK는 ‘아동을 살리는 선물가게’와 ‘2010년 착한결심 착한포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뜻있는 사람이 SCK 홈페이지 ‘아동선물가게’에서 선물을 골라 해당 후원금을 내면, 국내외 현지에서 지정한 물품을 구입해서 지원한다. ‘착한결심 착한포기’캠페인은 금연, 다이어트, 커피 줄이기 등을 통해 어려운 영유아들을 돕자는 취지이다. 최혜정 자원개발부장(49)은 “지구상에는 영양결핍과 질병 등으로 태어난 날 숨지는 신생아가 해마다 200만 명이나 된다”며 “털모자 말고도 탯줄절단용 소독가위, 모기장, 폐렴 항생제 등만 있어도 꺼져가는 생명의 60% 이상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 더 칠드런은 세계 1차대전 직후인 1919년 영국 런던에서 에글렌타인 젭(Eglantyn Jebb· 1897~1928)여사가 아동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침해당하는 상황을 보고 아동의 구호와 복지 및 권리실현을 위해 창립했다. 1923년 최초의 아동권리선언문을 발표했으며 이것이 현재의 유엔아동권리협약의 기초가 됐다.


최혜정 세이브 더 칠드런 코리아 부장이 지난해 말리에서 신생아에게 털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이 기구에는 현재 영국 미국 독일 캐나다 홍콩 등 27개국이 가입, 120개 사업장에서 아동구호사업을 하고 있다. 말리는 세계 10대 최빈국 중 하나로 UN인간개발지수 183개국 중 178위. 세이브 더 칠드런이 최근 발표한 ‘어머니가 되기 좋은 나라 2009년 어머니 보고서’조사결과는 158개국 중 148위였다.

오는 2월 28일 덕수궁 돌담길의 나무들이 붉은 털실을 걷어내고 새봄을 맞이할 채비를 할 때쯤이면 SCK에 후원자들이 한 땀 한 땀 정성껏 뜨개질한 털모자가 수북수북 쌓일 것이다. /설 희 관 (언론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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