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건설의 날’ 기념식이 1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렸다. 우리나라 건설업이 올해로 61년째니 ‘조선 나이’로 따지면 진짜 환갑을 맞은 셈이다. 우리 협회 회원사들도 은탑산업훈장 등 정부포상 7명,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29명 등 36명이 상을 받아 이 날의 의의를 더 했다.

그러나 상을 받은 사람이나 상 받는 것을 지켜보며 축하해주는 사람이나 결코 즐겁기만 표정은 아니었다. 오히려 삼삼오오 모여 축하인사와 덕담을 나누는 모습에서 때로는 우울한 기색이 엿보이기도 했다.

원가폭등으로 숨통 막힌 건설업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은 물론이거니와 원도급업자의 횡포, 건설노조 파업 등이 우리 전문건설인들을 너무나 깊이 옥죄이기 때문이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놓고 걱정했던 게 불과 엊그제인데, 130달러를 넘어선 지가 오래다. 이 추세라면 얼마 못가 150달러 선도 뚫릴 전망이다.

그런데도 우리 전문건설인들은 ‘계약’ 때문에 발주자나 원도급업자로부터 원가상승분에 대해 아무런 보전을 받지 못한다. 건자재 가격도 급등 추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철근의 경우 지난해 말 톤당 54만원 대였지만 지금은 100만원을 준다고 해도 제대로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원가절감을 위해 ‘건설장비 공회전 금지’ ‘자투리 자재 보관함 설치’ ‘숙련기능공 확보 및 투입’ ‘주간 사무실 소등’ 등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모아 시행해보지만 그야말로 ‘언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다.

‘상생’을 위해서는 고통분담이 필요하지만 그것도 말만 앞설 뿐, 오히려 ‘제몫 찾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원도급업자들은 원가상승에 짓눌린 하도급업자들의 애절한 하소연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제 몫이 줄어들 것만 걱정한다.

오죽하면 ‘발주자가 원가상승분을 계약금액에 추가로 반영해 지급한다고 해도 하도급업자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을 우려가 있으니 하도급업자가 바로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탄원이 나오게 됐을까.

건설 근로자들도 ‘하루 8시간 근로시간 준수’ 등 목소리를 높여오더니 16일에는 건설기계노조가 기어코 파업에 돌입, 건설현장이 올스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탄식을 깊게 하고 있다. 건설기계노조는 17일에는 전문건설회관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이기로 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상생’의 기적 일어나야

이 모든 것의 결과는 단 한마디로 응축된다. ‘전문건설업의 위기’다. 실제 올들어 5월까지 부도난 전문건설업체는 지난해보다 무려 50%나 늘어난 99개였다. 이 숫자는 늘어나면 늘어나지, 절대 줄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전문건설업이 위기에 처하면 원도급자인 일반건설업이나 건설근로자들도 위기에 빠진다. 현재로서는 막을 방도가 없다. 유가나 원자재 가격을 우리가 어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다가는 내년 건설의 날에도 우울한 모습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 그러나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는 일, 즉 ‘상생’을 위한 ‘고통분담’에 모두가 합의하는 기적이 일어나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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