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능인력 중 40대 이상이 70%를 넘어섰다고 한다. 심각한 문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심규범 박사가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 40대 이상 건설기능인력 비중은 70.9%였다. 2005년 말에는 63.8%, 2006년 말에는 67%였으니 이 추세가 계속된다면 건설현장에서 젊은 기능인을 보기는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 분명하다. 실제 5월 30일 2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 16회 건설기능경기대회에서도 패기와 생동감 넘치는 젊은이들보다는 깊은 주름에 돋보기를 낀 노년층이 더 눈에 띄었다.

신도시 지을 인력도 15만 명 부족

건설기능인력의 고령화는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 당장에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정부차원에서 추진되는 각종 대형 개발사업에 투입할 숙련인력 공급이 문제다. 심 박사는 2012년에는 15만명의 숙련인력이 부족하게 되며, 이는 2015년까지 계속되리라고 내다보았다. 정부가 대운하사업을 추진한다면 건설기능인력 부족현상은 더욱 깊어진다.

더 심각한 것은 숙련인력을 육성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지금 사람을 뽑아 훈련을 시작한다고 해도 5년이나 되어야 한 사람의 숙련인력을 얻을 수 있다. 늦어도 한참 늦은 실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건설산업 경쟁력을 위협하게 된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건설업도 정보화, 신공법개발, 신재료 도입 등이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이다. 하지만 이들 요소가 충족된다 하더라도 이를 다루는 기능인력이 없으면 말짱 헛것이 되고 만다. 숙련도가 높고, 시공경험이 많으며, 현장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 그리고 강인한 체력을 가진 기능인력이 풍부해야만 정보와 신기술, 신재료 투입이 목적한바 시너지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서 대접받는 환경 조성 필요

건설인력이 이처럼 고령화하게 된 것은 직업에 대한 전망이 없고, 고용이 불안정해서이다. 여름이면 뙤약볕에 달궈질 대로 달궈진 철강과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서 숨을 헉헉 거리고, 겨울이면 바람막이도 변변치 않은 공사판에서 살 속을 파고드는 모진 추위를 입김으로 녹여가며 일해야 하는 건설현장이지만 다른 직업처럼 때가 되면 승진이 보장되지도 않고 대부분 정식 직원이 아니어서 신분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건설현장이 젊은이들로부터 외면 받는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원인이 분명한 것처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분명하다. 건설기능인들이 사회적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젊은이들에게 자격증과 경력을 다리 삼아 직업에 대한 전망을 명확히 해서 건설업 진입을 촉진하고, 현장성 높은 교육을 통해 사업주가 자격증 보유자를 고용하도록 하며, 자격증 보유자와 경력자를 많이 고용한 건설업체에게는 시공능력평가 또는 수주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매커니즘을 제도화하는 방안이 도입되어야 한다.

또 교육부(직업교육)와 노동부(훈련 및 자격 부여), 국토해양부(건설현장)가 제 각각 건설기능인 교육에 손들 대고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건설기능인 양성 시스템도 정비해야 할 것이다. 이런 방안들이 가동되면 건설인력부족현상은 물론 나날이 심각해지는 청년실업문제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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