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악의 기름유출사고로 충남 태안군일대의 양식장, 어장 등 피해가 엄청나게늘고 있다. 기름띠는 사고지점에서 남쪽으로 안면도 앞바다 50㎞, 북쪽으로 가로림만입구 20여㎞까지 퍼졌다. 이번사고는 지난7일 오전 7시15분쯤 충남 태안군 만리포서북방 5마일 해상에서 정박중이던 홍콩선적 14만6천t급 유조선‘허베이 스피리트호’에 해상크레인을 적재한 1만1만8천t급삼성중공업 소속‘삼성1호’바지선이 충돌하면서 유조선 왼쪽 오일탱크 3곳에 지름30㎝에서 2m크기의 구멍이 나면서 적재한26만3천㎘가운데 약1만㎘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 되면서 발생했다. 기름띠가 예상보다 빨리 태안해안국립공원등 인근 해안으로 번지면서 피해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해경은 나름대로 방제에 총력을 기울리고 있으나 원유유출량이 워낙 많아 오염지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기름유출로 인한 해양오염은 이번에 처음 겪는 것은 아니다. 지난 1995년 남해안을 초토화시켰던 시프린스호 기름유출사건때 정부는 사고의 원인, 수습, 복구과정의문제점까지 지적하고 개선안을 담은 백서까지 발행했다. 이백서는“지속적으로 해양오염에 대비하고 대응태세를 구축해 씨프린스호 사고와 같은 아픈경험을 다시는 겪지 않아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백서까지발간하며 대대적인 대책을 마련했다던 정부가 12년전의 씨프린스호 사건때와 같이위기대처에 대한 무능력과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다. 정부는 사고닷새째인 11일 충남의 태안·서산·보령·서천·홍성·당진등 6개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지원에 나섰으나 이번 검은재앙은 정부당국의 방재능력과 위기대처능력의 총체적부실에서 비롯됐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의 발단이 된 예인선과 해상 크레인선인 바지선을 잇는 와이어가 왜 끊어졌는지,또 끊어졌는데 왜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정부당국자는바람이 너무 강해 와이어에 과부하가 걸려끊어진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도 확실하지않다. 와이어가 끊어진 것을 항만당국이 몰랐다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다. 또 대산해양수산청이 몇차례 무선으로 유조선 정박사실을 예인선에 알리려 했지만 교신이 되지않았다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사고후 정부의 예측이 빗나가기만 한것도 피해를 늘린 간적접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씨프린스호 사고때보다 기름유출량은 두배지만 그때와는 달리 겨울이어서 기름오염확산속도가 더디고 사고지역이 해안에서 10㎞이상 떨어져 있어 큰재앙은 없을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유출된 기름이 해안에 도착하기까지는 24~36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13시간만에 기름은 해안까지 도달했다.

사고유조선은 기름탱크의 외벽이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할 수 없는 한겹구조의선체였다는 구조적문제점도 안고 있다. 씨프린스호 사고때도 똑같은 문제로 지적했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 40%이상이 이같은 한겹구조의 단일선체유조선에 의해운반되고 있다. 단일선체유조선에 의해 운반되는 한 우리나라 해상에는 대형기름유출사고가 항상 잠재되어 있는 셈이다. 미국과 EU는 오래전부터 단일선체유조선의 입항을 금지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런 제도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해양원유유출사고는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대재앙이 될수 있다. 원유유출사고피해를 최소화 할수 있는 실천적 대책 마련이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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