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 습지보존과 인공습지 조성위해 수리·수문학적 해석과 평가 선행 필요

환경올림픽이라고 불리우는 제10차 람사협약 당사국 총회가 내년 10월 28일에서 11월 4일까지 경상남도 창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람사협약은 1971년 2월 2일 카스피해 남쪽 연안에 자리잡고 있는 이란의 도시 람사에서 채택된 범정부적인 습지에 관한 협약으로 3년마다 대륙별로 개최된다.

2006년 12월 현재 153개국이 가입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약 1천634개 이상의 습지를 ‘람사리스트’로 지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3월에 가입했고 람사에 등록된 습지는 우포늪, 용늪, 장도 고산습지, 순천·보성 갯벌, 물영아리오름의 5개가 있다.

습지는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를 제공한다. 습지의 얕은 물과 수초지대는 물고기들이 알을 낳고 어린 물고기들이 살기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새들에게도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장소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육상동물들에게도 물의 공급과 쉴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며, 이렇게 여러 종류의 생물들이 습지에 모여 서식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이 매우 높다. 또한 습지는 저류지의 역할과 홍수의 피해를 저감시키며 지하수를 보충해주고 유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가뭄시에는 물을 제공하기도 하고, 오염물질 등 수질을 정화해주며 기후환경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습지는 환경부와 해수부가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를 각각 보존하고 관리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를 수행중에 있다. 이번 람사총회에서는 2008년 이후 6년간 협약 당사국들이 이행해야 할 람사전략계획이 수립되고 습지보전을 위한 노력, 습지의 생태적 기능, 습지와 기후변화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많은 관심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습지에서 가장 중요한 물의 양과 거동 그리고 생물 다양성과 물과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그 연구나 관심이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즉, 선진국에 비해 수리·수문학적 관점에서 습지의 관리와 보존을 위한 연구나 평가가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지역의 개발 등으로 인해 습지가 훼손되거나 영향을 받을 경우 개발 주체가 훼손되거나 영향을 받은 만큼의 습지를 인근 또는 다른 지역에서 대체습지를 조성해야 하는 ‘습지 은행제도’가 연구되고 있다.

또한 하천살리기 운동과 함께 하천의 자연성 및 시민들의 친수환경에 대한 욕구가 커짐으로써 건설교통부와 지자체는 자연형 하천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때 하천변 습지의 조성은 자연형 하천의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

자연적인 습지를 보존하고 관리하거나 인공습지를 조성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수리·수문학적인 해석과 평가이다. 환경부에서도 습지의 유형분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실제 수리·수문학적인 측면의 고려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현재 미국은 수문지형학적인 방법론이 상당히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그 연구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건설교통부에서 관리하는 하천이나 댐에 존재하고 있는 습지들의 가치나 기능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 습지에서 가장 중요한 물에 대해 즉, 수리·수문학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이들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만 한다. 람사총회와 같은 큰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개최되고 습지가 우리 사회의 건전성 및 인간의 건강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가치 및 기능 평가는 소홀히 다뤄져 온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습지에 대한 가치와 기능 평가를 위해서는 환경부나 해수부 뿐 아니라 실제 하천을 담당하고 있는 건설교통부도 함께 관심을 가지고 공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하천의 중요성과 더불어 하천변 습지 또한 우리 시민들이 매우 잘 인식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보존과 관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습지의 생물다양성과 수문학적인 관계, 습지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수문학적인 분석, 습지 조성을 위한 수문설계 등은 정말 중요한 요소로 연구돼져야만 하고 습지의 평가 또한 수리·수문학적인 요소가 반듯이 반영돼야 한다.  〈인하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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