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환 서울경제신문 부동산부 차장

아이폰 이어 태블릿PC 출시 ‘움직이는 사무실’구현
IT와 산업간 융합 급류…건설업계도 변화 적응해야

필자가 ‘태블릿PC’를 처음 경험했던 것은 IT취재를 담당하던 몇 년 전 일이다. 두꺼운 공책을 연상케 하는 이 PC는 당시에는 ‘신기함’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이후 한동안 필자의 머릿속에 이 신기하지만 별 효용성을 느끼지 못했던 태블릿 PC를 며칠 전 ‘아이패드(iPad)’라는 이름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됐다.

‘아이패드(iPad)’. 최근 애플사가 야심차게 내놓은 ‘태블릿(Tablet) PC’다. 태블릿 PC란 쉽게 말하면 공책처럼 생긴 평평한 화면을 가진 터치식 컴퓨터다. 지난해 국내 출시와 함께 휴대전화 시장을 들썩거리게 하고 있는 ‘아이폰’의 화면이 커진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단순히 생각하면 ‘아이패드’는 기존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의 중간쯤 되는 새로운 모바일 단말기 정도다. 그런데 이 제품 하나가 가져오고 있는 반향은 의외로 뜨겁다. 단순히 신기한 제품이기 때문은 아니다. 실제로 필자조차 수년 전에 접해봤을 만큼 ‘태블릿 PC’라는 개념 자체가 이미 수년전 몇몇 컴퓨터 제조업체들이 선보인 기술이다.

무엇이 이토록 전 세계가 아이패드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일까. 바로 아이패드라는 이 제품이 모바일 혁명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혁명이 가져올 변화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모바일 기기의 변화를 단순히 IT 분야로 한정된 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이를 제품으로만 인식한데 따른 단견이다.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면 노트북을 펼쳐든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들은 지하철 안에서 자유롭게 웹서핑을 즐기기도 한다. 그들이 선에서 해방돼 자유롭게 웹서핑을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노트북 끝자락에 꽂혀 있는 무선인터넷의 일종인 ‘와이브로(WiBro)’때문이다.

무선인터넷과 이를 실현하는 단말기는 우리를 집과 사무실이라는 공간, 그리고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고 있다. 새벽같이 사무실에 출근해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퇴근시간까지 넘겨 가며 컴퓨터 앞에 앉아 서류를 작성하는 직원들의 모습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그가 사무실이라는 공간에 갇혀 있을 때 경쟁자들은, 또는 경쟁기업은 길거리에서,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 또는 저녁 늦은 시각 집에서조차 회사와 소통하고 고객을 만나고 있다. 그들에게 사무실은 ‘움직이는 것(Mobile Office)’이다.

그리고 이는 단순이 IT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다. 이미 사무실과 가정 등 우리 사회 곳곳에서 우리 자신도 모르게 삶, 그리고 비즈니스의 개념을 바꾸고 있는 거대한 흐름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바로 IT와 전통 산업의 융합(Convergence)를 통해 실현되고 있다.

건설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IT와의 결합을 통해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의 속도로 산업을, 그리고 제품을 변화시키고 있다.

아파트만 놓고 보자. 과거 아파트의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은 간단했다. 그저 하자 없고 평면이 잘 설계되고 인테리어가 좋으면 됐다. 하지만 지금의 아파트는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숨어있는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아파트는 IT와 결합하고 있다. 단지에 진입하는 차량을 각 세대에 통보해 주는가 하면 원격검침, 원격제어 등 각종 시스템은 콘크리트 덩어리인 아파트에 새로운 지능을 부여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상품의 변화는 소비자의 선택 기준을 바꿔 놓았으며, 달라진 소비자 욕구는 또다시 수요를 창출하는 순환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빠르게 진화하는 IT는 때로 그것에 익숙치 않은 개인이나 기업에게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결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경쟁을 포기하는 것뿐이다. 당신이 기업의 CEO라면 잠시 사무실을 둘러보라. 밖에서 열심히 고객을 만나야 할 직원이 책상 앞 컴퓨터에 묶여 있는 건 아닌지. 이 순간 경쟁업 직원들은 움직이는 사무실에서 뛰고 있을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