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차원 기후예측·평가시스템 마련해 물순환과정 정확히 파악한 대응안 구축

최근 보고들에 의하면, 이러한 기후변화에 의해 20세기 동안 섭씨 0.6도의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해 세계 도처에서 홍수와 가뭄, 폭염과 산불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극지방의 빙산은 1950년 이래로 10~15%가 감소했다.

2005년 8월말 미국 루이지애나에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수천 명이 사망했는데 이도 천재가 아닌 인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온실가스의 증가로 진행된 기후변화가 주범이라는 것이다. 루이지애나 재해관리 담당자들은 이러한 피해 가능성에 대비해 2001년 홍수예방을 위한 예산지원과 수해방지를 위한 연구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도 올해 태풍 ‘나리’에 의한 홍수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제주도의 경우도 기후변화로 인해 그 강도가 커진 태풍과 가을 태풍의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에 기인했다고 한다.

영국의 경우, 1953년 동부해안에서 템즈강변으로 밀려온 해일에 의해 극한홍수가 발생해 3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후 종합적인 홍수방어대책을 토대로 템즈강 하구쪽에 1982년 10월에 거대한 홍수방어수문을 준공했다.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을 고려해 2030년을 기준으로 설계한 것이다. 지금 영국은 기후변화를 고려해 2100년을 기준으로 이 수문을 재설계하고자 하고 있다.

향후 100년에 걸쳐 지구의 연평균 온도는 섭씨 1~3.5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수문학적 측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수자원의 변화로 인해 생태계와 사회경제적인 시스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국가, 지역, 그리고 하천의 유역마다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 예를 들어, 필자를 포함한 4명의 저자가 올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의 결과를 보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양이 현재의 2배가 될 경우 용담댐 유역은 연간 강수량이 현재 1천432㎜에서 1천254㎜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하천유출고 또한 675㎜에서 637㎜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기후변화에 따른 한 유역의 수자원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20세기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인데 반하여, 다가오는 21세기에는 물이라는 자원으로 인한 국제분쟁이 발생할 것으로 국제적인 기관들은 경고하고 있다.

특히,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우리나라의 경우 물 문제는 다가오는 21세기에 있어서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과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하는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수자원은 자연계의 물 순환 과정으로부터 공급되는 것으로서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수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자연현상인 물 순환 과정의 정확한 파악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수문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수문 현상에 많은 영향을 미쳐, 물 순환 과정의 정확한 파악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1세기에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수문학에서 다뤄 오던 물 순환과정에 커다란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구대기의 온도 상승은 해양과 대기의 에너지 순환 변동을 야기하여 물 순환 양상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물 순환 과정의 변동은 곧 강수량, 증발량, 지표수 유출 등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래의 수자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협소한 국토면적과 과다한 인구로 토지나 수자원 등 국토자원 이용의 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높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와 같은 약간의 기후변동으로도 심각한 수자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내포돼 있다.

그러므로, 지구 기후변화에 따른 수자원 예측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와 수문순환과의 관계가 지역차원에서 예측되고 평가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며 장기적인 국가 수자원계획을 위해서는 기후변화에 의한 한반도 및 유역 규모의 수자원에 미치는 영향 예측 및 평가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기후변화가 수자원 및 홍수에 미치는 영향과 이들이 생태계와 사회경제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것인지 다양한 형태의 연구와 함께 이를 기반으로 한 수자원정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된다.  〈인하대 토목공학과 교수〉

 

저작권자 © 대한전문건설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