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이 최근 교수 7명을 새로이 채용하려 했으나, 공채에 응시한 40여명의 지원자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아 임용을 미룬 것으로 밝혀졌다.

김도연 서울대 공대 학장은 지난 21일 2학기 신임교수들을 9월 1일자로 채용할 예정이었으나 지원자들의 학문적 성취가 부족해 전원 탈락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학장은 우수한 이공계 인력들이 국내보다는 해외의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활동하기를 원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면서 매년 신임교수 지원자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어 좋은 교수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서울대’라는 간판 하나로 교수채용에서 최고의 인재를 독점해 왔던 서울대에 교수 지원자는 많아도 쓸 만한 사람은 부족한 교수시장의 단면을 드러낸 것으로 능력 있는 교수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공무원 신분으로 묶여 있어 일률적인 대우를 해줄 수 밖에 없는 서울대 교수 채용정책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같은 현상은 건설업계에도 예외일 수 없다. 건설업체수는 수 없이 많은데 막상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 있는 건설업체를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전문건설업 시장구조 분석에 관한 연구보고서’는 건설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문건설업은 건설산업의 전문화와 하도급계열화를 위해 지난 1975년 단종공사업 면허로 도입됐으며, 1982년 전문건설업으로 명칭이 변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또 공종별 전문화를 이루고 시공 및 관리능력을 축적하는 등 중소기업으로서 건설시공업 시장의 하부구조를 튼튼하게 형성하면서 안정적인 시장구조의 토대를 형성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정부는 최근 건설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 2008년부터는 일반건설업자와 전문건설업자간의 겸업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

일반 및 전문건설업자간의 겸업제한 폐지는 시장을 통합해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게 하는 결과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경쟁촉진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 동안 일반·전문 건설시장을 제도적으로 분할함으로써 중소기업인 전문건설업체가 기술 전문화를 달성할 수 있도록 했던 보호정책이 변화한 것으로 인식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앞서 언급한 보고서에서 전문건설 시장은 일반건설업 등 다른 건설시장보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경쟁강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 정책은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결과 전문건설시장은 여타 건설시장보다 상위 기업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이 낮아 공급자로서의 시장 지배력이 거의 행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혀졌다.

한 예로 상위 10대기업의 시장 집중률은 1998년 전체 시장을 기준으로 했을 때 △전문건설업 6.9% △일반건설업 34.4% △엔지니어링 24.4% 감리업 29.9%로 전문건설업의 10대 기업 시장 집중률이 가장 낮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는 전문건설시장의 경우 이미 업체간 경쟁이 타 건설산업보다 치열하기 때문에 경쟁촉진을 통한 효율성 강화정책은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건설시장의 여건을 감안, 전문건설 시장은 경쟁촉진을 통한 효율성강화 보다는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 △공정거래 풍토의 조성 그리고 △대기업과 준소기업의 형평성을 높이는 정책기조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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