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부터 이루어진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따라 도로는 우리나라 산업화를 상징하는 대표적 사회간접자본시설로서 사람의 이동과 물자의 수송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국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여러 대형 국책사업들이 환경보존에 대한 고려와 부합하지 못해 막대한 사회·경제적 역량을 낭비한 경우를 경험하면서 주로 경제성과 효율성에 근거한 도로건설 역시 방향의 전환을 요구받게 됐다.

건설방향 전환 요구

고속철도공사 및 천성산 터널공사의 예에서 잘 드러났듯이 경제수준의 향상에 따라 환경문제는 전 국민의 관심사로 부각됐으며 도로건설과 환경보존과의 조화는 중요한 사회적 화두가 됐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환경 및 생태에 관한 의식이 고취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정부도 국제환경협약에 참여함으로써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성장 중심의 개발에서 탈피해 환경과 조화된 개발을 추구하는 새로운 친환경 건설로 거듭나야한다”는 건교부의 친환경 건설선언으로 환경친화적인 도로건설을 위한 시도가 본격화 됐다.

조화는 중요한 화두

또한 이러한 정책전환에 힘입어 환경친화적인 도로건설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모색됐다.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환경친화적 도로건설포럼이 구성·운영되고 있으며, 2004년 건설교통부와 환경부는 공동으로『환경친화적인도로건설지침』을 제정, 2006년부터 모든 도로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환경친화적인 도로’는 도로건설의 정책결정 및 계획단계에서부터 설계 및 공사단계, 유지관리단계에 이르기까지 도로건설에 따른 환경영향을 고려해 자연환경 및 생태계, 생활환경, 경제·사회 환경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완화해 쾌적한 환경을 창조하는 ‘인간과 환경에 좋은 도로’를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친화적인 도로는 경제적·기술적으로 타당성이 있어야하고, 환경적·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어야 한다.

생태계 파괴 최소화

환경친화적인 도로는 노선선정단계에서부터 환경성을 고려하고, 도로건설로 인한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연생태계 보전·복원기술과 기법을 적용하며, 공사과정에서의 환경오염의 발생을 최소화하며, 경관 역시 아름다운 도로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환경친화적인 도로의 구현을 위해서는 도로건설로 인한 환경영향에 대한 정확한 진단 및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도로건설사업에서는 공사단계에서부터 공사완료 후 운영과정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다양한 영향이 발생한다. 도로부지에서는 절·성토, 인공사면, 포장노면 등으로 생태계가 소실되고, 도로공사 중에는 소음·진동·수질·대기오염 등의 영향을 받으며, 도로개설 후에는 삼림벌채 등에 따른 임상식생의 변화(태양광선, 바람 등) 및 동물서식환경변화 등 환경변화에 의한 영향을 받는다.

또한 도로 운영 중에는 도로교통량에 의해 서식지 분단·분절, 조명으로 인한 야생동물에의 영향 등이 발생한다. 이러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로건설사업 전 과정에 걸쳐 환경성을 고려·검토해야 하며, 그 결과를 설계·시공에 반영해야 한다.

전과정 환경성 선검토

사업의 기본구상,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단계에서 경제성·기술성과 함께 환경성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이뤄져야하고, 노선선정과 선형·종단결정에도 환경요소를 고려해야 하며, 설계·시공·유지관리단계에서 철저한 환경관리가 이뤄져 한다. 특히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환경친화적인 도로건설기술 및 디자인·공법을 개발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

환경친화적인 도로의 건설은 환경문제 해결 등 사회적 현안문제에 대한 해결책일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함으로써 건설산업의 제 2 부흥기를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이다.〈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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