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

그 곡절 많은 사랑은
기쁘던가 아프던가.

젊어 한창 때
그냥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던 기쁨이거든
여름날 헐떡이는 녹음에 묻혀들고
중년 들어 간장이 저려오는 아픔이거든
가을날 울음빛 단풍에 젖어 들거라.

진실로 산이 겪는 사철 속에
아른히 어린 우리 한평생

그가 다스리는 시냇물도
여름엔 시원하고
가을엔 시려오느니

사랑을 기쁘다고만 할 것이냐
아니면 아프다고만 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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