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격언 - ■두 손은 클럽을 쥘 뿐, 클럽을 휘두르는 것은 팔이다. 그리고 그 팔은 몸통에 의하여 휘둘러진다.   - 벤 호건

골프는 이래저래 원과 관계가 깊다. 원형의 작은 볼(직경 42.67mm 무게 45.93g)을 골프채라는 도구를 이용해 직경 108mm의 원형 구멍에 넣는 게임이 바로 골프다. 골프채를 사용할 때의 기본 동작 역시 원형이다.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잡학에 가까운 지식이라고 가벼이 넘기기 쉽지만 실은 골퍼가 반드시 터득해야 하는 기본이 바로 골프와 원의 관계다.

우선 스윙의 가장 기본이 되는 토대가 원이다. 스윙이 좋으냐 나쁘냐도 스윙을 얼마나 완전한 원형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모든 스윙의 기본이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깨달으면 한결 골프가 쉬워지고 고급스러워진다.

많은 골프교습서나 연습장의 레슨프로들이 복잡한 이론으로 스윙을 가르치고 있지만 스윙의 기본이 원이라는 대전제를 생략해버리기 때문에 골프를 배우는 사람을 어지럽게 하고 영원히 풀리지 않은 미궁 같은 절망감을 안긴다.

스윙의 메카니즘은 복잡할 까닭이 없다. 팔과 손목을 이용해 골프채를 휘두르는 동작이 스윙이고, 그 스윙의 최저점에서 골프채와 볼이 만나는 순간이 바로 샷이다. 샷이 부드러우면서 힘차고 방향성이 일정하려면 이 스윙 동작이 가능한 한 원형에 가까워야 한다. 교과서적인 스윙을 자랑하는 프로선수들을 모델로 만든 스윙 시뮬레이션을 보면 완벽한 원을 구현해내는 것을 알 수 있다.

완벽한 스윙을 하는 골퍼를 전면에서 볼 때 클럽페이스가 이동하는 선을 연결하면 접시를 약간 뒤로 기울인 형태의 원반이 만들어진다.

이 원반의 중심이 골프채를 휘두르는 사람의 명치에 해당되고 완전한 샷이 이뤄지는 지점은 이 원반이 그리는 호의 최저점이다. 이런 기본 원리만 이해하고 기술을 익히면 일정하게 좋은 샷을 날릴 수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비례도’를 보면 골프 스윙과 원의 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팔을 수평보다 약간 높게 뻗은 모습의 인체비례도는 배꼽을 중심으로 완전한 원을 이룬다.

골프 스윙의 중심점이 명치 부분이 되는 것은 스윙자세를 취할 때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빼고 상체를 약간 앞으로 기울여 중심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골프에 있어서 모든 미스샷은 스윙 때 명치를 중심으로 한 완전한 원을 그려내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사람의 중심, 즉 명치가 좌우 상하로 이동한다면 어드레스 때 정해진 최저점은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몸의 중심 즉 명치가 목표 방향으로 움직이면 토핑이나 슬라이스로, 뒤로 밀리면 뒷땅이나 두터운 훅샷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중심이 위로 움직이면 역시 토핑으로, 중심이 낮춰지면 뒷땅으로 나타난다. 여기다 스윙으로 만들어진 원반의 평면이 고르지 않고 찌그러진 양은접시처럼 되면 볼은 정면으로 날아갈 수 없다. 

물론 볼을 가격할 때 어드레스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 스윙이 진행됨에 따라 중심축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몸은 골프채가 나가려는 방향으로 따라 나가려 한다. 이때 몸이 따라 나가면 원이 움직이거나 부서져 중심도 변한다. 클럽페이스와 볼이 만나야 할 최저점도 달라진다. 이런 순간에 바로 미스 샷이 태어난다.

이때 꼭 지켜야 할 철칙이 스윙의 중심, 즉 명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헤드업을 하지 말라거나, 상하로 출렁거리지 말라거나, 좌우 스웨이를 하지 말라는 뜻은 스윙의 중심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라는 뜻이다. 프로선수들이 힘찬 스윙을 하고 나서도 머리를 볼 뒤에 남겨 두는 것은 바로 원의 중심축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한 동작인 것이다.

이때 원의 중심을 지킨다고 고지식하게 어드레스 때의 동작을 그대로 유지할 필요는 없다. 다리와 히프가 목표방향으로 뒤틀리는 데 따라 자연스럽게 명치도 목표방향으로 향하되 중심축만은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방민준 골프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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