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인천지역의 유수 전문건설업체 하나가 최종 부도처리 되었다. 지난해 매출액이 무려 3000억원에 이르는 중견기업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부도를 촉발한 미결제어음의 액면은 17억원이다.

코끼리가 비스킷 하나를 먹지 못해 굶어죽은 꼴이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상징적인 시설물 공사에 참여해 명성을 높여가던 회사의 갑작스런 비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회사의 부도는 두 가지 점에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먼저 기업규모와 매출액이 크다는 점이다. 전문건설업체라고 해도 매출액이 3000억원 정도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도 부도를 막기 위한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두 번째는 이 회사가 관급공사 위주로 비교적 안전한 영업기반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종합건설업체든 전문건설업체든 관급공사의 비중이 높은 기업은 안정적인 결제환경 때문에 경기침체기에도 후한 평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업체의 경우 지역경제에 대한 영향력도 안정적인 영업기반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다.

결국 현 상태에서 전문건설업체들은 각자의 구체적 사정에 맞게 사전에 유동성을 관리하고 재무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과욕도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전문업체에만 미룰 수 없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전문건설업체라고 하여 어려운 사정을 방치한다면 나중에는 가랑비에 옷 젖는 식으로 경제 전반 특히 지역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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