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정책이 지방재정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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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정책이 지방재정난 불렀다
  • 송영웅
  • 승인 2010.08.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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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지방세 세율 낮춰 지자체 세수 급감

부동산 침체로 설상가상… 재벌만 배불려


이재명 성남시장의 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악화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시장은 전임 시장이 지난 4년간 판교특별회계에서 5400억원을 연차적으로 빼 일반 사업에 전용했다고 주장하며, 일반회계의 45%, 연간 가용예산의 1.5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의 채무를 당장 값을 능력이 없다고 선언했다.

이 시장의 폭탄 선언은 사실상 초호화 청사 건립을 비롯해 재임 기간 중 각종 선심성 행사를 한 타당 출신의 전임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이처럼 다 망가진 살림을 넘겨 받은 자신의 상황을 만천하에 알리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실제로 지자체의 재정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성남시는 지자체 중에서도 재정 상태가 매우 우량한 곳 중에 하나다. 다른 지자체 상당수도 재정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지만 이처럼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경우 지방채 발행 등에서 곤란을 겪을 수 있어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의 곳간이 이처럼 비게 된 데는 많은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선심성 행사와 무분별한 개발 사업 추진이다. 투표를 통해 선출된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선거 공약을 실천하거나 차기 선거를 겨냥해 실제 필요성과 관계없이 추진하는 것들이다. 요즘 지방마다 특산물 축제와 지방 아가씨 뽑기 대회 등 크고 작은 기획성 행사가 수없이 열린다.

또 지역마다 경쟁적으로 산업단지 개발이나 특화지구 지정 등 개발사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사업 초기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반면 수익은 2,3년 뒤에나 나오기 때문에 지자체 재정을 일시에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 2년여 간 유행처럼 번진 호화청사 건립도 마찬가지다. 건축비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심 정책 외에도 일반인들이 간과하는 중요한 재정 파탄 요인 하나가 더 있다. 지자체의 재정 상황 악화가 전적으로 해당 지자체장의 잘못 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는 중앙정부에 있다.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내걸고 출범한 MB 정부는 집권 초기 ‘경제 살리기’를 표방하며 경제의 방향을 친기업 쪽으로 틀었다.

특히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에 오른 강만수 장관은 ‘MB노믹스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감세와 기업 규제 완화를 경제 정책의 투 트랙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부동산 관련한 취득ㆍ등록세율을 4%에서 2%로 절반이나 낮췄다. 또 재산세도 공정시장가액 제도를 도입하면서 세율을 낮추고, 과표적용률도 하향 조정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줄어드는 세수가 기준연도(2007년) 대비 66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자체의 재정 수입 중에는 부동산 거래세 및 보유세를 비롯한 지방세와 정부 교부금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이처럼 각종 지방세의 세율이 크게 낮아지면서 지자체의 세수입은 급감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부터 크게 침체하면서 거래까지 줄어 부동산과 관련한 지자체의 세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성남시의 올해 세수입은 1조7577억원으로 지난해(2조2931억원)보다 무려 5354억원이나 줄 전망이다.

감세로 인한 세수입 감소에 시장 침체까지 겹쳐 지자체의 재정이 악화되는 것이다. 집권 초기 추진한 MB노믹스의 감세 정책의 후폭풍이 3년이 지나면서 가시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런 감세 정책과 규제 완화의 과실이 서민들에게 가지 않고 대기업에만 집중됐다는 점이다. 현 정부 들어 우리나라 대기업은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자리를 만드는 신규 투자에는 인색하기 그지 없다. 이제 대기업들은 받은 과실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송영웅 한국일보 사회부 차장

[송영웅]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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