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건지 들을만한 건지, 일단은 이 이야기를 읽어보시기 바란다.

어느 날, 예수와 모세 그리고 특이하게 생긴 노인 한 분이 골프를 치고 있었다. 먼저 예수님께서 티샷을 했다. 공은 약간 슬라이스성으로 날아가 호수, 워터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1벌 타를 당할 위기의 순간, 그런데 예수께서는 주저하지 않고 호수 위를 걸어 올라가더니 물 위에서 다시 그 공을 치는 것이 아닌가. 물에서 공을 친 건 사실 박세리가 처음이 아니라 예수가 원조였다. 

이번에는 모세 차례였다. 모세가 힘껏 티샷을 날렸다. 모세의 공도 역시 크게 오른쪽으로 휘더니 또다시 그 호수에 빠졌다. 모두들 모세가 어떻게 칠지 관심 있게 봤다. 모세는 조금도 당황하는 기색이 없이 그 호수 앞에 다다르더니 아이언을 들어 호수의 물을 갈라 버렸다. 그리고는 갈라진 호수바닥에서 공을 찾아 힘껏 쳐서 가볍게 온그린에 성공하였다. 모세는 의기양양했다.

이제는 마지막 남은 그 노인의 순서. 그도 티샷을 쳤다. 1번 타자 탓인지 그 또한 공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예수와 모세 두 사람은 그가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하나 보려고 눈을 크게 떴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물에 빠진 세 번째의 공을 물속에서 헤엄치고 놀던 럭비공만한 붕어가 삼켰다.

그러나 그 붕어를 다시 지나가던 독수리가 물었다. 독수리는 공을 삼킨 붕어를 물고 그린 쪽으로 날아갔는데, 그린 위에 당도하자 붕어는 그 골프공을 뱉었다. 그린 위에서 공은 데굴데굴 굴러 홀컵에 들어가고 말았다. 정말 기가 막힌 홀인원, 파4홀이었으니 알바트로스이었다.

이 과정을 쭉 지켜본 예수께서 그 노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러실 수 있습니까?! 제발 골프 좀 정상적으로 치셔요, 아버지!”

파3 홀인원도 어렵지만, 파4에서의 홀인원은 기적으로 불린다. 그러나 하느님처럼 치지 않아도 알바트로스는 일어난다. 그래서 골프가 더욱 재미있다.
사실 운을 기대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지만, 모든 것이 실력대로만 이뤄진다면 그래서 미래의 결과가 뻔히 예측 된다면 인생은 얼마나 허무할까 싶다.

사실 서울대 나온 사람도 취직하기가 힘든 세상인데, 겨우 고등학교 나온 사람들이 대통령이라는 고위 공직에 오를 수도 있는 것이어서 인생은 살아볼 만한 것이 아닌가 말이다.

흔히 고스톱을 운칠기삼이라 부른다. 실력은 3이고 7이 운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일개 화투놀이를 어찌 지극히 과학적인 운동인 골프에 갖다 붙이느냐고 항의하시는 분들이 더러 계실 것이다.

그러나 대개 1m 퍼팅을 앞두고도 번번이 미스를 연발하는 사람이 10여m가 넘는 롱퍼팅을 성공시키는 경우를 뭐라 말해야 할까? ‘행운’이라는 말 말고는 딱히 설명할 수가 없다. 또한 당신이 친 볼은 분명히 오비가 날 상황이었는데도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점잖게 나와 앉아있었던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때 동반자들이 말해주지 않던가.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한 모양이야” 그러나 이건 칭찬이 아니고 ‘너 운 좋아서 살았다!’라는 속뜻이 담긴 말이다.

가난한 사람도 로또 같은 것에 당첨되어 일약 부자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약자가 늘 강자에게 억압만 당하기만 해서야 살맛이 나겠는가. 시험 날만 문제를 잘 맞혀 합격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운은 하늘이 주는 작은 선물일 뿐이니 여기에 기대기만 해서는 큰일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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