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노벨 골프상이 생긴다면 우리나라의 누군가가 분명히 받게 될 것 같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골프강국이며 백성들 모두가 골프를 이만저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생겨봐야 알 일이고. 우리나라서 노벨상을 받는다면 평화상 부문에 이어 문학상이 될 거라 예상한다. 그중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선생이 유력할 거란다.

이번 칼럼 제목은 이번에도 노벨상을 놓치신 고은 시인의 짧은 시를 원문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사람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무진 애를 쓴다. 있는 기술과 정신력을 다 동원한다. 그런데 막상 손에 쥐고 나면 이전의 노력은 다 사그라지고 만다.

특히 연애와 결혼의 과정에서 여실히 나타나는데, 주로 남자의 행동이 그렇다. 열렬히 대시할 땐 세상을 다 줄 것 같고, 목숨마저 초개처럼 버릴 듯 하다가 내 사람이 되었다 싶으면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다. 

 여자들이 항의를 하면 남자는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나 꼬실 때는 온갖 선물공세를 다 펴더니만”
“잡은 물고기에 먹이 주는 낚시꾼도 있던가!”

또 아주 구체적으로 시치미를 뗀다.
“내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도록 해주겠다더니”
“고무장갑 끼고 일하면 되잖아”

골퍼들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투어프로들에겐 정신력을 보강해주는 멘탈 지도코치가 따로 있다. ‘골프는 10%가 기술이고 90%가 정신력’이란 말이 증명하듯 정신력이 헤이해지면 어김없이 슬럼프에 빠져들기 때문에 정신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을 무척 중시하고 있다.

토끼만 같던 양용은이 호랑이(타이거우즈)를 포획했을 때 그는 영원히 1급 사냥꾼으로 자리매김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여세를 모는 것 같은 뚜렷한 징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더 두고 봐야 알지 모르지만. 큰 사냥에 지치고 말았는지 언제라도 또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만심에 빠진 것인지….

특히 메이저 경기 같은데서 우승한 후 곧장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89년, 90년 연속 US오픈 타이틀을 쟁취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커티스 스트레인지가 그러했고, 많은 선수들이 하나같이 정상에 도달한 후 곧장 부진에 빠져들었다.

박세리도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고 나서 더 이상 그 무엇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 그 골프여왕의 기사는 더 이상 단 한 줄도 읽기가 어렵다.
산악 등반 시 험난한 정상을 어렵게 정복한 후 마음 약한 산악인들은 ‘이렇게 허전한 기분이면 괜히 올라왔다.’며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또한 하산 시에 헤이해진 마음 때문에 조난을 맞는 경우가 오를 때보다 더 많은 것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사업가들 중에는 “거래 다 끝났는데 뭐!” 하면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 있는가 하면, ‘사후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후속조처를 잘 취해 완벽하고 좋은 거래처로 굳히는 스타일도 있다. 두말할 것 없이 후자가 더 좋은 거 아닌가.

이 김 작가 작년인 2009년 초에 독한 마음을 먹고 연습장 프로들과 스크래치로 맞장 뜨는 실력을 만든다고 했다가 가을쯤에 달성은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냐구? 그것은 1회성 이벤트로 끝나고 만 것 같다. 다시 예전의 핸디캡으로 돌아오고 말았으니.

올라갈 때 못 보던 꽃, 거만하거나 기고만장하지 말라는 뜻일 게다. 내려올 때 보인다…. 성공한 이후에도 한결 같은 마음을 유지하라는 깊은 의미가 담긴 시라고 본다.  ‘처음처럼’은 소주 이름만 아니고 우리가 늘 지켜야 할 정신자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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