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즈리하라는 장수촌으로 유명했다. 후지산 자락, 도쿄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깊은 산골 마을이다.

산비탈에서 밭농사만 짓는 이 마을은 보리를 중심으로 조·기장·옥수수 같은 잡곡과 고구마를 주식으로, 야채와 산채를 반찬으로 먹고 살았다. 육식과는 인연이 먼 곳이었다.

70~80세가 되어도 건강한 체력으로 농사를 짓는 장수 마을이었다. 1950년대 중반부터 번영을 구가하면서 이 오지에도 버스 길이 열리고, 도쿄 등지로 품팔이에 나선 중년층의 수입이 늘어 식생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식탁에는 잡곡이나 고구마 대신 하얀 쌀밥이 오르고, 육류와 유제품, 계란과 가공식품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그 결과, ‘성인병’이라는 이름의 당뇨병·고혈압이 찾아들어, 장수하는 부모들 앞에서 중년의 자식들이 픽픽 쓰러지는 비극이 잇따랐다.

반면, 70년대까지 단명 지역으로 손꼽혔던 나가노현의 경우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나가노현은 ‘98년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곳으로. 눈이 많이 오고 험준한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겨울철을 대비하여 된장이나 채소, 젓갈을 짜게 염장하는 곳이어서 뇌졸중,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 질환이 많았으나, 1943년에 병원을 차린 와카스키 도시가쓰 의사가 ‘음식 싱겁게 먹기’운동의 선구자로 발 벗고 나서서 캠페인을 벌여 주민들을 설득하여 실천한 결과 일본 최고의 새로운 장수지역으로 변신 하였다.  /류영창  코스카중앙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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