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인문학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학교가 있다. 말이 학교이지 문화공동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인문학의 교실이자 놀이터이다. 인문학습원(http://www.huschool.com/)이 바로 그곳이다. 여기에는 국토학교에서부터 무위자연, 미술사, 백두대간, 막걸리, 신선, 세상의음악, 신화, 앤티크, 영화, 오카리나, 오페라, 울릉도, 음식문화, 이슬람, 인도, 중남미, 정신분석, 히말라야학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재미난 학교가 많다.

생활속의 다양한 놀이터 인문학습원
국토ㆍ세상의음악ㆍ음식문화학교 등  
맞춤형 여가 즐기려는 마니아들 늘어
막걸리학교는 술 빚고 칵테일 실습도

각 학교의 교장은 해당 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다. 국토학교(교장 박태순 소설가)는 2009년 4월부터 매월 두 번째 주말에 1박2일간 국토를 답사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하면 되는데 회비는 20만 원 안팎이다. 2월에는 ‘서해안 남도길 해토머리 풍광’을 주제로 고창~영광~함평~목포~신안군 증도 슬로시티 등을 답사코스로 22강을 준비하고 있다. 산행도 있지만 문화유적답사를 주로 한다.

무위자연학교는 명리학자인 김태규 교장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강의실에서 3월 2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음양오행과 24절기를 가르친다. 1강부터 오는 4월 20일 끝나는 8강까지 참가비는 20만 원이다. 미술사학자인 노성두 교장이 진행하는 미술사학교는 3월 3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신사동 강의실에서 고대ㆍ중세ㆍ르네상스ㆍ근대미술을 차례대로 공부한다. 참가비는 8강에 20만 원. 올 여름에는 이탈리아 답사여행도 계획하고 있다.

2010년 11월에 문을 연 백두대간학교(교장 최창남)는 매월 1회씩‘백두대간 12걸작선’을 1년간 진행한다. 1월 22일에는 소백산 비로봉 구간을 걸었다. 죽령을 출발해서 연화봉~주목군락지~비로봉~비로사~탐방지원센터로 이어지는 15㎞ 구간이었다. 백두대간 전문가인 최 교장과 전문산악가이드 2명이 인솔하며 참가비는 10만 원. 최 교장은“백두대간학교는 종주산행을 지양합니다.

◇막걸리학교 허시명 교장이 막걸리의 글로벌화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나무늘보처럼 하늘 길을 천천히 걸으며 산의 감동을 느끼고 백두대간 골짜기마다 켜켜이 쌓여있는 자연과 인간의 이야기들도 찾아보려 합니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 시작한 막걸리학교(교장 허시명)는 40명을 인터넷으로 선착순 마감하는데 5분 만에 정원을 채울 정도로 인기가 있다.
 
참가비는 교재비, 막걸리 빚기 재료비, 칵테일 실습비, 시음료비 등이 포함돼있어 10강에 40만 원이다. 전통주 평론가인 허 교장은“막걸리의 양적 팽창을 질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마련한 인문학 강좌”라며“술은 늘 사람과 문학과 예술의 복판에 있어 왔기에 인문학의 원군 노릇을 해왔습니다.”고 말했다.

강의실은 종로구 명륜동 성대입구 프랜차이즈시스템 빌딩 3층에 있다. 음식문화학교(교장 김학민)도 있다. 음식문화칼럼니스트인 김 교장이 인솔해서 강의하는 이 학교는 요리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매월 세 번째 토요일에 만나 전통 먹을 거리를 찾아 음식을 즐기고 재래시장 장보기 등 체험행사도 한다. 2월 19일에는 수원의 화성을 돌아보고 ‘골목집’의 묵은지찜을 맛보는데 회비는 3만 원. 서울과 수도권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다.

인문학습원은 2003년 10월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의 내린천 미산계곡에 있는 개인산방에서 시작한 ‘더불어숲학교’가 모태이다. 더불어숲학교에서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신경림 시인 등의 인문학 강의를 들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 도심 속 문화공동체를 모색하다가 인문학습원으로 발전한 것이다.   /설희관 <언론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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