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의 늘푸른의료재단 박성민 이사장

재활 전문 보바스기념병원 항상 초만원
시니어타운 ‘더 헤리티지’도 좋은 반응
“해외 진출하고 싶어도 걸림돌 많아 고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진재산 기슭에는 중세 유럽의 성채 같은 건물들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비영리의료법인 늘푸른의료재단(이사장 박성민ㆍ45)이 운영하는 보바스기념병원, 보바스어린이병원, ‘더 헤리티지(The Heritage)’ 등에 속한 24개 건물이다. 재활 및 노인전문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은 2002년 5월 개원이후 4백50개 병실이 항상 만원이다.

현재도 50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 2009년 분양을 시작한 헤리티지는 지하2층~지상4층 규모의 19개동에 390세대가 입주한 시니어타운이다. 병원운영자금을 대기 위해 2001년 설립한 부동산 전문 시행사 서우로이엘(주)의 작품이다. 단지의 시스템과 쾌적한 주거환경이 호텔 못지않다.

◇ 늘푸른의료재단 박성민 이사장이 보바스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헤리티지 로비에서 박 이사장을 만났다. 7남매의 막내인 그가 고교 2학년이던 1981년 사업을 하던 58세의 부친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가톨릭대 의대에 진학했다. 부친은 6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전문의가 되어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일했다.

1990년대 말 일본 오사카의 보바스기념병원을 견학하면서 우리에게 생소했던 보바스치료법에 관심을 가졌다. 이 치료법은 1940년대 독일인 물리치료사와 의사인 보바스 부부가 창안했다. 뇌졸중, 뇌성마비 등 뇌신경계 환자들의 상태에 따라 1대1로 물리치료를 집중해서 최소한의 독립적 삶을 살도록 해주는 것이 치료의 목표.

박 이사장은 영국의 보바스재단을 찾아가 병원명 사용허가를 받았다. 2001년 늘푸른의료재단을 설립하고 이듬해 보바스기념병원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원했다. 당시 금곡동의 땅값이 쌌지만 집안 재산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고 형제들의 큰 도움으로 병원의 기반을 다졌다.

2006년에는 어린이병원을 열었다. 보바스 재활센터는 1000 평 규모로 국내 최대이며 수(水)치료시설은 수영장에 버금간다. 병원에 환자가 450명인데 재활을 돕는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가 150여 명이나 된다.

박 이사장은 “보바스기념병원은 손익분기점을 오르내리고, 어린이병원은 매년 적자를 보는데도 한때 부자들의 병원이라는 오해가 있었다.”면서 “6인실의 입원비가 간병인 비용을 포함해서 월 200만~250만 원인데, 앞으로 더 싸고 좋은 병원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헤리티지는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개념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했다. 병원, 시니어타운, 요양원이 한 곳에 있는 ‘연속 케어형 의료 및 주거복합시설’을 말한다.

그에게는 세 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는 제2의 보바스병원을 건립해 입원순서를 기다리다 숨져가는 환자들을 없애는 일이다.

두 번째는 외국에 보바스식 시니어타운을 세워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측과 추진 중이다. 박 이사장은 “최근 방한한 아랍에미리트 보건부 대표단도 만나 상호협력문제를 논의했으나 병원의 해외진출에는 난관이 많다.”고 지적했다.

비영리의료법인이 외국에 자본을 투자해서 영리목적의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것을 현행의료법이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 번째는 고소득 은퇴자가 타깃이었던 헤리티지의 노하우를 살려 중ㆍ저가의 시니어타운을 개발하는 일이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 중인 농어촌이나 노후 대비가 부족한 중산층, 저소득층 대상의 다양한 모델을 구상 중이다.

보바스기념병원 입구에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라.’는 뜻의 라틴어 ‘OMNIBUS OMNIA’가 새겨져 있다. 부친의 뇌졸중이 평생의 화두가 되어버린 박성민 이사장. 그는 이제 의료사업가로서 사회를 고치는 대의(大醫)를 꿈꾼다. /설희관 〈언론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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