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동반성장을 하지 않아 아쉬운 것이 있다. 나이 먹고 몸이 불어나도 기운이나 능력이 나아지면 더 좋겠는데, 오히려 반비례로 변해 간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돈도 용기도 힘도 매력도 떨어져가는 것일까?

젊고 날씬한 체형의 사람이 드라이버를 길게 날리면 대번에 한탄을 한다. “아! 젊다는 것. 나이 들고 배가 나온 나는 인생이 끝났어!” 하긴 우리보다 나이도 젊고 군살이 없는 김대현은 300야드 이상 날리는 것이 여반장이다.

그러나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 나보다 분명 나이도 더 들었고 살이 더 찐 사람이 드라이버를 길게 치는 것에 대해선 왜 연구를 않는가. 그런 사람은 2011년 여름에 비 안 오는 날 보듯 아주 특별한 경우라구?

아니다. 우리가 좀 기죽는 이야기부터 하자.
미국 PGA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1980년부터 매년 1야드씩 늘어나서 지금은 거의 300야드에 이르고 있다. 2010년 PGA의 최대 장타자 버바 왓슨은 평균 거리가 무려 319.6야드나 됐다. 그 밖의 몇 친구들도 400야드 가까운 거리를 가끔 원온도 하고 그런다. 이렇게 거리가 많이 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한다.

첫째, 스포츠과학의 발전이다. 프로선수들은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볼만 때리는 것이 아니라 전문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거리 내는데 필요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양용은이도 우리가 안 볼 때 엄청나게 근육운동을 하더라.

둘째, 병기의 발전이다. 미국골프협회와 영국왕립골프협회에서 드라이버 페이스의 반발계수(COR)를 0.83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그 규정을 따라도 드라이버 머리통이 가벼워졌고 샤프트의 탄성도 좋아졌다.

셋째, 이것도 중요한데, 골프볼의 진화. 요즘 나오는 좋은 볼은 초기 발사 각도를 높여주고, 백스핀을 줄여 비거리를 늘려주는 기능이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지난 20년간 프로들은 1년 마다 1야드씩 늘려 20야드를 더 때리는데 반해 우리 아마추어들은 겨우 2야드를 늘리는데 그쳤다.

왤까?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위의 둘째와 셋째는 아마추어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 첫째 이유인 훈련에 게으르거나 엉터리 연습에 있다. 문제가 있으면 답도 있다고 했다. ‘드라이버샷거리 늘리기’이다.

우리 스윙은 단 한 가지 문제점만 확실히 고쳐도 드라이버샷 거리는 10야드 이상 늘어난다. 예순을 넘었더라도 지금 당장 괜찮은 프로에게 레슨을 받으시라. 이 김 작가도 사실 나이가 적지는 않은데, 드라이버 거리를 제법 내고 있다. 골프입문 20년이 되던 재작년에 4개월 동안 집중 레슨을 받았는데, 그 덕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다.

둘째, 이건 아주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아래뱃살과 허벅지의 무게를 늘린다. ‘골프 물리학’에 따르면 드라이버샷 거리는 무릎부터 명치 사이의 체중에 비례한다고 한다. 즉, 아랫배 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이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낸다는 뜻이다. 요즘 필 미켈슨을 자세히 보시라. 예전보다 배가 불룩하게 나왔는데(허리가 2~3인치는 굵어졌음),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도 8야드가 늘어났다.

남·녀 대표 장타자인 죤 데일리, 로라 데이비스의 아랫배도 꽤 불룩하게 나오지 않았는가. 나이 먹어 아랫배가 나오는 것에 서러워 마시라! 배는 늙어서도 드라이버샷 거리를 내라는 조물주의 깜짝 선물인지도 모른다.

자, 이번 주 칼럼 제목을 이해하셨을 것이다.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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