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왕 루이16세는 선량하고 성실하였으나 의지가 약하고 결단력이 부족했다.

루이16세는 국사에는 나름대로 열심이었으나 난국을 타개할 만한 기량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프랑스혁명을 만나게 되고, 그는 불운을 겪게 된다.

그를 처형하라는 요구가 봇물처럼 터졌다. 국왕의 처형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어서 의회의 승인이 필요했다. 의회 투표 당일 의사당 방청석을 가득 메운 군중들은 왕을 옹호하는 온건파들에게 야유와 폭언을 퍼부어댔다.

결과! ‘나는 가수다’의 채점결과만큼이나 초조하고 숨을 죽이는 일이었다. 왕을 처형하는데 찬성이 361, 그래서는 안 된다는 반대가 360. 결국 그는 1표 차이로 단두대에서 이슬로 사라져야 했다. 1이 그를 죽인 것이다.

대한민국 제작 국산탱크 최경주. 바로 얼마 전, PGA 투어챔피언십대회에서 3라운드 때는 1위에 오르기도 하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단 하나가 부족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아야 했다. 근데 이 대회는 페덱스컵을 겸하기 때문에 우승상금이 자그마치 백 몇십 억에 이르렀다. 단지 1타 차로 1000만 달러의 꿈이 날아간 셈이다.

우리에게는 한없이 아쉬운 일이었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단 1타로 엄청난 상금과 명성을 얻어 현장의 갤러리뿐 아니라 TV중계를 시청하던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빌 하스는 올해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던 선수인데, 어찌어찌 연장전까지 갔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하스의 볼은 워터해저드에 공이 반쯤 잠기고 말았다. 막강상대 헌터 메이헌은 ‘이걸로 끝!’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해저드에 빠진 그 공이 그린 위 깃발 근처에 가서 붙지 않은가! 볼이 살아서 하스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거 같았다. 두 사람 모두 파를 기록. 결국 승부는 연장 3홀서 갈라졌다. 역시 1타로 우승은 하스에게 돌아간 것.

다시 최경주로 돌아가자면, 그가 8번 홀에서 범한 더블보기가 그토록 아쉬웠다. 이때 안정적으로 보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그 어마어마한 상금 천만 달러가 최경주에게 갔을지도 모른다. 보기와 더블보기 사이는 겨우 1이 존재할 뿐이지만 실효적 힘은 실로 굉장하다.

암튼, 겨우 아무 것도 없는 0 다음으로 큰 1, 이게 이렇게 큰지 몰랐다. 골프에서 우승 다툼은 이번 대회에서 봤듯 대개 1점 차이로 승패가 갈린다. 그러니 한 타 한 타가 아주 소중하다. 우리 아마추어들도 1타로 싱글스코어를 기록하기도 하고, 미끄러지기도 한다.

1의 소중함이 어디 골프에서만 빛을 발하는가. 1의 가치가 작거나 적게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아니다. 1은 덜어내도 그만 보태도 그만인 수가 아니다. 다이아몬드는 1캐럿만 해도 값이 무지 비싸다. 수학이나 과학에서 수치를 다툴 때, 1이 모자라거나 넘친다 했을 때, 결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를 보이는 수가 있다. 육상이나 여러 스포츠에서 1은 메달의 색깔을 바꾸기도 하고 나노과학에서 1은 태산만큼이나 크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과 행동은 거대한 질서를 흩트려 놓기도 한다. 단체에서 단지 1명의 사람이 있어서 망하게도 하고, 흥하게도 한다. ‘딱 1잔’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1%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아, 위대한 수 1이여!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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