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제목의 세 단어는 순 우리말들이 아니다. 우리가 쓰는 ‘광’도 한 가지 일에 푹 빠져 몰두하는 사람, 낚시광·바둑광·골프광 등처럼 쓰는데, ‘광(狂)’ 이라는 한자어이다. 우리말로는 결국 미친 사람?

마니아는 영어인데, 어원이 대단하다. 신이 예언술, 점술, 무사 신과 관계되는 문예·기예, 에로스와 관계되는 기술 등을 주었는데, 그게 마니아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오다꾸라고 하면, 초기에는 ‘공상과학 영화 등 특정 취미·사물에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분야의 지식이 부족하고 사교성이 결여된 인물’이라는 부정적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점차 의미가 확대되어, ‘특정 취미에 강한 사람’, 단순 팬, 마니아 수준을 넘어선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긍정적 의미를 포괄하게 되어 널리 쓰이고 있다.

일본을 두고 ‘오다꾸 문화’가 있어서 그들을 번성케 하고 사회를 이롭게 한다는 말도 한다. 예컨대 ‘와르바시’(나무젓가락)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소수의 이 ‘와르바시 오다꾸’들은 나무젓가락을 어떻게 찢으면 가운데로 정확히 잘 나뉘는지, 어떤 나무가 좋은지, 나무젓가락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방법… 등을 알아서 업자나 일반 소비자 여러 사람에게 무료로 공개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독특한 것에 푹 빠져 깊게 연구하는 사람이 있긴 할 것이다. 그러나 공익을 위해 이쑤시개만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는 아직 듣지 못했다.

골프, 여기에 빠지는 사람들 많다. 나 김 작가도 예외도 아니다. 마누라가 몹시 아팠을 때, 또는 돈이 없어 대출을 받아서라도 한 적이 있으니 이쯤이면 가히 광이라 할 수 있을 것.

골프에 미친 사람, 우리 주위에 많다. 골프라는 운동이 아주 좋으니 빠진들 나쁠 것 없다.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골프타령을 하기에 이른다. 지난 추석 때, 시골에 내려가 고향친구들 만나서, 묻지도 않았는데 계속 한다는 이야기가 ‘내가 골프를 치는데~ 이게 얼마나 좋으냐하면… 버디가 어쩌구~!’ 이런 사람들 더러 있었다.

제대로 된 ‘광’이나 ‘마니아’, ‘오다꾸’가 아니다. 취미가 얘깃거리로 아주 좋은 거 안다. 그러나 공감하는 사람이 80% 정도 이상 됐을 때, 그것도 눈치 봐가면서 꺼내야 한다.

여기서 참고로 골프광 구분법 가르쳐 드리겠다.
칫솔을 고를 때 샤프트의 강도와 그립의 생김새를 유심히 본다.
당구 치다가 자장면 먹을 때 자기 볼 뒤에 동전을 놓는다.

누가 학교서 시험점수로 100점 받았다고 자랑하면 “조금 더 열심히 하면 90점대 되겠네!”라고 생각한다. 동네 어린이 놀이터, 모래밭에 발자국이 있으면 발로 비벼 지우고 지나간다.

야구를 볼 때도 타자가 파울을 내면 너무 당겨 치거나 밀어 친 결과로 해저드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홈런을 오히려 OB라고 여긴다.

가끔 연예인 등 유명인이 카지노광이 돼 큰돈을 날렸느니 하는 소식을 들을 때 참 안타깝다.
이 김 작가가 아는 그들이 하나같이 골프를 않더라는 것. 골프광은 그렇게 인생이 수렁으로 빠지는 경우는 없으니 말이다.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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